
▦웹2.0과 저널리즘혁명
김익현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2005년 7월 7일 영국 런던 도심 지하철에서 끔찍한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로 이 책은 시작된다.
저자는 알 카에다의 자살폭탄 테러로 우리 뇌리에 남은 이 사건이 저널리즘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얘기한다.
영국 공영방송 BBC 9시 뉴스로 전 세계에 타전된 18초짜리 사건 참상 동영상은 당시 현장에 있던 일반 시민이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해 제보한 것이었다. 인터넷 사진공유 사이트 플리커에 올라온 제보 사진도 BBC인터넷과 미국 방송에서 공개됐다. 방송사가 메인 뉴스 시간에 일반인 즉 뉴스 수요자가 직접 생산한 콘텐츠를 그대로 보도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두 달 뒤 미국을 강타한 태풍 카트리나 보도에서도 시민이 카메라와 캠코더에 담아낸 재해 현장 동영상과 블로그가 인터넷에 실시간으로 생생한 소식을 전달하며 맹활약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라디오나 케네디 암살사건 때 TV, 제1차 걸프전쟁에서 케이블방송 CNN이 급부상한 것처럼 런던 테러와 카트리나 보도 역시 역사적인 위기 상황이 새로운 매체의 존재를 알린 사례라고 평가했다.
아마추어가 넘볼 수 없는 기자만의 성역같던 뉴스보도의 이같은 변화야말로 주류 언론이 참여와 개방·공유의 웹2.0 조류를 맞이하기 시작한 저널리즘 혁명이라는 주장이다.
과연 그럴까. 혹 웹2.0에 무리하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에 책은 거품론을 일부 수용하며 한 박자를 쉬어간다. 웹2.0을 마치 구호처럼 내걸고 마케팅을 하는 인터넷기업도 분명 존재하고 모든 인터넷 문화를 웹2.0으로 귀결시키는 데 따른 문제점도 동의한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개방과 공유로 좀 더 사용하기 편리한 웹을 만들자’는 웹2.0의 기본 정신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역설한다. 그 자신이 온라인 미디어에 몸담고 있는 언론인이자 ‘웹2.0의 냉정한 신봉자’로서의 철학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1만2000원.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