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오라클이 항공분야의 표준 전사자원관리(ERP)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전 세계 항공사에 공급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당초 오라클의 ERP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한 방침에서 더 나아가 양사가 협력해 항공분야 표준 ERP를 개발하고 이 과정에 발생한 지식재산권을 공동으로 소유하는 내용의 최종 계약을 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또 오라클이 이번 프로젝트로 개발된 항공 표준 ERP 제품을 해외 다른 항공사에게 판매하면 대한항공이 일정부분 이익을 공유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 기업은 고객 요구에 맞게 해당 솔루션을 공급해왔으나 이번처럼 소프트웨어 기업과 고객이 공동으로 제품을 개발해 이익을 공유하는 사업 형태는 매우 드물다.
대한항공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오라클사와 단순 ERP도입을 넘어서는 포괄적인 협력 내용이 담겨 있는 계약을 했다”며 “대한항공과 오라클 모두에 ‘윈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직접 만나 자사 제품의 강점을 설명하고 포괄적인 비즈니스 협력까지 논의하는 등 본사 차원에서도 큰 공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우선 오라클 솔루션 도입 및 유지 보수와 관련 1000억원 이상의 금액을 지급하며 자사 엔지니어와 오라클 엔지니어가 공동으로 항공분야 표준 ERP를 3년에 걸쳐 개발, 구축하기로 했다. 도입분야는 재무·자재·정비·기내식·항공우주 등에 관한 업무 부분이다.
대한항공은 ERP도입과 관련, 지난 1월 오라클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계약 범위가 확대되고 이 같은 공동 개발 형태의 프로젝트로 확대되면서 양사 간의 최종 계약 체결이 지연돼 왔다. 대한항공은 이번 ERP도입으로 표준화와 통합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극대화해 양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1위 항공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한국오라클은 국내 마지막 대형 ERP 프로젝트로 알려진 대한항공 프로젝트를 최종 수주, 국내 ERP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한편 항공분야에서도 세계적인 준거사이트 확보로 항공 분야 공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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