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다음달 중국의 세 번째 휴대폰 생산라인인 후이저우(惠州) 공장을 가동한다. 이에 따라 내년 이후 삼성전자의 중국에서의 휴대폰 생산량이 국내 생산을 넘어서게 되며 세계 1위인 핀란드 노키아를 잡기 위한 삼성전자의 중저가 전략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 오디오 생산공장에 휴대폰 생산라인 구축을 완료하고 내달 본격 생산에 돌입한다. 후이저우 공장 가동으로 삼성의 중국 내 휴대폰 생산은 올해 6200만대에서 내년 톈진과 선전 공장의 라인확충을 더해 총 1억4500만대 규모로 늘어나 8000만대 생산예정인 국내 생산량을 크게 넘어설 전망이다.
후이저우 공장은 톈진·선전에 이은 중국 내 세 번째 휴대폰 생산기지로 MP3플레이어 등을 생산하던 라인 일부를 휴대폰 전용으로 전환했다. 지난 5월께 진행해 6개월 만인 이달에 총 6개 라인을 완료, 다음달 GSM과 CDMA 제품을 모두 생산하게 된다. 또 연내 월평균 100만대, 내년에는 라인을 증설해 월 30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생산라인 확충과 협력사를 통한 프리(Pre)-전문위탁생산(EMS) 체제 도입으로 내년 휴대폰 공급량을 적게는 2억대, 많게는 2억5000만대까지 늘리면서 세계 1위 노키아 추격의 고삐를 바짝 당긴다는 전략이다.
서동규·김원석기자@전자신문, dkseo@etnews.co.kr
<뉴스의 눈>
중국 내 생산라인 확대는 휴대폰 시장 세계 1위인 노키아를 따라잡기 위한 삼성전자의 글로벌 생산 전략이 본격 가시화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프리미엄폰 위주의 휴대폰 생산에서 지난해 말 최지성 사장 취임 이후 저가폰 확대로 방향을 잡은 삼성전자는 2분기 글로벌 2위였던 모토로라를 따라잡은 이후 물량 확대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3분기 실적 개선과 함께 저가폰 전략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노키아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인사개편에서 이 같은 전략을 주도할 진영을 갖췄다. 이번 후이저우 라인 구축도 지난 8월 글로벌제조센터장에 선임된 김종호 전무가 현지에서 진두지휘하면서 빠른 진척을 보였다. 또 최지성 사장과 강병수 구매팀장도 지난달 중국에서 막바지 구축 상황과 현지부품 구매 현황 등을 점검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이저우 생산라인 구축으로 삼성전자는 일단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저가폰 생산체제를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내수 휴대폰 수요에 대처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이머징 마켓용 중저가 단말기를 주로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반기 저가폰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구미가 생산해야 할 물량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지만 현재 규모로는 버거운 상태여서 생산라인 확대가 급선무”라며 “신규 공장을 설립하기보다 기존 라인 변경만 이 조기대응이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후이저우 공장을 최적지로 판단한 것이며 톈진과 선전 공장도 라인 증축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삼성전자 휴대폰 생산의 본거지 역할을 해온 구미 공장은 기존 생산 규모를 유지하면서 제조 기술력이 필요한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 생산에 계속 집중할 방침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구미 공장은 첨단 기술을 접목한 고가 제품을 생산하는 중심 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구미 공장의 해외 이전 계획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별 예상 생산 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