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원시 물고기의 지느러미 발육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사람을 비롯한 모든 육상 동물의 손과 발, 날개를 형성하는데도 관여한다는 새로운 증거가 발견됐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런던 자연사박물관의 제리나 조핸슨 박사 등 연구진은 폐어(肺魚)의 일종인 호주의 네오세라도투스를 관찰하면서 이 물고기의 지느러미를 형성하는 유전자들 가운데 하나가 육지 등뼈동물의 손발가락 형성도 좌우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실험동물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최근 여러 학자들은 사람을 비롯한 육상동물들의 손발가락이 물고기의 지느러미 뼈에 상응한다는 증거를 속속 제시하고 있는데 이번 발견은 이미 활동중인 유전자가 진화를 통해 새로운 특성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새로운 사례이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많은 학자들이 조기아강(대부분의 어류를 포함하는 아강)과 상어의 유전자 및 유전자 발현 패턴이 비슷하다는 사실을 발견해 왔다. 따라서 이런 패턴은 등뼈 동물에서도 매우 깊은 역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폐어는 엽상 지느러미를 갖고 있어 육지동물의 가장 가까운 친척뻘로 여겨지는 유일한 생존 동물이며 약 1억년 전 출현 이래 지금까지 거의 변화가 없어 ‘살아있는 화석’으로도 불린다. 육지 등뼈동물 태아의 손발가락 발달은 Hoxd13이라 불리는 유전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이 유전자는 사지 및 손발가락의 외부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단백질을 순차적으로 방출함으로써 일련의 발달단계를 조절한다. 그러나 이 유전자는 팔뼈의 발달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한때 학자들은 손발가락의 발달이 사지동물만의 고유 현상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이번 발견은 이를 뒤집는 것이다.
연구진은 호주 폐어의 지느러미를 만드는 유전자가 사지동물에서도 거의 똑같은 형태의 단백질을 만들어 내지만 작은 지느러미 뼈에만 작용하지 사지의 다른 부분에는 작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이런 유사성을 보면 물고기의 지느러미가 사지동물의 손발가락과 같은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즉 손발가락이 사지동물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이제 밝혀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또 고래와 새가 각각 손발가락을 가진 동물인 유제 포유동물과 공룡으로부터 뻗어나간 동물들이므로 이들의 지느러미 모양 발과 날개도 물고기 지느러미와 유전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학 많이 본 뉴스
-
1
바이오헬스 인재 양성 요람…바이오판 '반도체 아카데미' 문 연다
-
2
美서 자신 얻은 네오이뮨텍…내년 급성 방사선 증후군 상용화 '속도'
-
3
이세돌, UNIST 특임교수로 임용…AI와 바둑 융합 연구
-
4
제약바이오 신규 1·2조 클럽 속속 등장…수익성 확대 '숙제'
-
5
한미그룹, 국내 경영권 분쟁 일단락…성장동력 中은 장남 손에
-
6
과기정통부, 한미 과학기술 협력 강화 위한 보스턴 방문
-
7
KAIST, 2025년도 학위수여식 개최…3144명 학위 수여
-
8
비귀금속 촉매로 성능↑…'81.9%' 암모니아 분해
-
9
의사수급추계위, 자문·심의 vs 최종 의사결정…역할 논쟁 팽팽
-
10
내년 의대 정원 확정 '골든타임' 임박… 협상 속도 기대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