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 상용화 초읽기

 ‘물 좀 보충해 주세요.’

 이르면 내년부터 휴대폰이나 노트북을 사용하다가 배터리가 떨어지면 물이나 메탄올을 보충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연료전지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전세계 과학자들은 멈추지 않는 고유가 행진과 환경오염으로 제한된 에너지 자원의 재활용(리사이클링)과 새로운 에너지원 창출의 대안으로 연료전지를 꼽고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가 반응해 물이 되면서 발생하는 전기를 활용하는 장치로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와 산소를 얻는 과정의 반대에 해당한다. 수소와 산소는 대기에 무한정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자원고갈의 염려도 없고 전기 생성 후 발생하는 것도 물과 열이기 때문에 사실상 무공해에 가깝다.

 연료전지는 휴대폰·노트북 등 소형 가전제품은 물론이고 자동차·비행기 등 운송수단이나 발전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국내외 과학자들은 크게 3개의 응용분야를 중심으로 연료전지를 개발중이다. 휴대폰, 노트북 등 모바일 기기용 연료전지와 자동차용 연료전지, 그리고 발전용 연료전지 등에 기술력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SDI와 LG화학, 삼성전기 등이 모바일 기기용 연료전지를, 현대자동차 등이 자동차용 연료전지를, 포스코와 두산중공업 등은 발전용 연료전지를 개발중이다.

 △수소발생이 관건=휴대형 연료전지는 삼성SDI와 도시바·히타치제작소·마쓰시타전기 등 일본기업들이 내년부터 상용화할 예정이다. 발전용 연료전지는 미국의 퓨얼셀에너지(FCE)사만이 상용화에 성공, 내년부터 미국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료전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연상태로는 얻기 힘든 수소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발생시키느냐에 달렸다. 삼성전기는 최근 맹물로 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는 연료전지용 수소발생장치를 세계 최초로 선보여 관심을 끌기도 했다. 물로는 수소 발생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모바일 기기용 연료전지와 발전용 연료전지는 각각 메탄올과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발전용 연료전지 역시 아직은 기존 화석연료에 비해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백금 대체 촉매=또한 수소와 공기중의 산소를 결합시키기위해 현재 기술로는 고가의 백금 촉매를 이용해야 한다. 이러다 보니 노트북이나 휴대폰에 사용되는 연료전지의 경우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10배 이상의 높은 가격이 예상된다.

 삼성전기의 한 관계자는 “연료전지 상용화의 걸림돌로 지적돼온 고가의 백금 촉매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곧 소비자들도 연료전지를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김창수 박사는 “석유 등 화석연료의 부족과 함께 매연 등으로 발생하는 각종 가스로 지구가 온난화돼 소위 ‘바비큐’ 환경에 처해졌다”며 “수소에너지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지속적인 개발투자는 물론이고 이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공감대 확산에도 적극 나서야할 때”라고 밝혔다.

유형준·이정환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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