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데이콤이 IPTV 서비스 출시가 안개 속에 휩싸였다. 출시를 거듭 연기하면서 콘텐츠 수급의 차질 등 서비스가 어려운 속사정이 있다는 설과 IPTV 법제화 지연 등에 따른 속도조절론, LG그룹의 하나로 인수전 참여설이 엇갈렸다. LG데이콤은 “더욱 완벽한 서비스를 위해 다소 늦어지고 있다”는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했다.
◇ 지연 또 지연=LG데이콤은 올초 9월께 IPTV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가정용 인터넷전화 출시와 더불어 전화·초고속·IPTV를 묶는 결합상품 판매로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지난 7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10월 중순으로 다시 일정을 연기했다. 지금으로선 10월중 서비스도 어려운 상황이다. IPTV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장비를 아직 발주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협력사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상황이라면 11월에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G데이콤도 은근히 하반기 출시, 연내 출시 등으로 말끝을 흐리는 분위기다.
◇ 배경에 궁금증 증폭=서비스 개시일을 맞추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요구수준이 높은 통신사용자의 눈높이를 맞추려면 테스트를 거듭해야하고 각종 변수와 가상 시나리오 체크까지 마쳐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터넷전화 출시일도 두달 정도 늦췄다. LG데이콤은 “완벽한 서비스를 준비하라는 CEO의 지시에 따라 일정이 늦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우선 콘텐츠 수급에서 차질이 빚어지면서 개시 일정을 못잡고 있다는 것이다. 서비스 개시 초기에 돋보이는 콘텐츠가 확보돼야 하는데 이쪽 분야 경험이 없는 데이콤으로선 역부족일 것이라는 견해다. TV포털의 한 관계자는 “콘텐츠비즈니스가 돈있다고, 지명도 있다고 되는 동네가 아니다”며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G데이콤은 콘텐츠 수급을 위해 몇몇 실무진을 스카웃을 했지만 스타급 고위 임원 영입은 아직 없다.
◇ 속도조절론 대두, 하나로 향방도 변수=LG데이콤이 그동안 기업영업에 치중해와 가정용 시장을 겨냥한 IPTV나 보다 복잡한 결합상품 판매를 쉽게 결정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LG데이콤의 한 관계자는 “실제 기업 비즈니스만 오래하다보니 컨슈머 시장에 대한 감각이 무뎌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IPTV 법제화가 안된 상황에서 속도를 조절할 필요성이 대두됐다는 견해도 있다.
매각 추진중인 하나로텔레콤의 향방도 변수다. LG데이콤은 부인했지만 LG그룹이 유선사업에서의 약점때문에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미련을 못버려 어떤 형태로든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끊임없이 나온다. 하나로텔레콤의 측근들이 LG그룹을 찾아가 인수전 참여를 권유했다는 설, 1차 인수에 참여한 외국계펀드의 뒤에 LG그룹이 있다는 설까지 나왔다. 데이콤의 IPTV 사업 시작은 중복 투자는 물론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짐이 돼 인수전 결과를 보고 개시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LG데이콤이 IPTV 베일을 벗기까지 여러 의문들은 가시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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