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지필름이 디지털카메라(디카) 생산 기지를 모두 중국으로 이전한다. 또 디지털카메라의 핵심 부품인 고체촬상소자(CCD) 직접 제조도 중단한다. 이는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나타난 디카 사업의 악화가 후지필름을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후지필름은 이르면 연내 미야기현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관련 설비를 중국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후지필름의 일본 내 생산 비중은 현재 전체의 약 20%. 이미 중국 쑤저우 공장에서 80%를 생산하고 있지만 비용 절감을 위해 나머지 20%마저 중국으로 옮기로 했다.
또 후지필름은 카메라 업계에서 독자적인 CCD를 보유한 소수의 업체 중 하나지만 CCD 제조업에서도 손을 떼기로 했다. 비용 절감 계획에 따라 직접 제조 대신 아웃소싱을 택했다. 후지필름 측은 “자회사인 후지필름포토닉스에서 맡았던 CCD 생산을 도시바에 맡기기로 했다”며 “후지필름 포토닉스는 2008년 8월까지만 운영한다”고 밝혔다.
후지필름은 대신 기술 개발은 계속한다는 방침 아래 내년 10월까지 ‘후지필름테크노’라는 새로운 법인을 만들기로 했다.
세계 디카 시장 7, 8위 업체인 후지필름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후지필름은 지난해 전통의 필름 사업 악화, 디지털카메라 사업 수익성 부진 등에 따라 전 세계 인력의 약 7%에 해당하는 5000여명의 인력을 구조조정한 바 있다.
후지필름은 내년까지 자회사인 후지필름포토닉스를 청산하면서 500여명의 인력을 정리한다는 방침인 데, 세계 디카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몇몇 선두 업체를 제외하곤 후발 업체들은 갈수록 경쟁이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일본 산업계가 자랑하는 카메라마저도 일본에서 생산을 모두 철수한 점은 달라진 시장 환경을 반영하고 있다.
후지필름 측은 “고정 비용을 줄이고 능률을 높이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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