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랄 같네... 사람 인연...”
이 대사 한마디로 영화 ‘사랑’의 느낌을 대략 알 수 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얽힌 인연 때문에 고단한 인생을 살지만, 그렇다고 그 인연을 끊을 수도 없는...
‘사랑’은 ‘친구’ ‘똥개’ 등 남자 이야기를 주로 다뤄온 곽경택 감독이 연출했다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상대 배우 띄우기에 둘째 가라면 서러울 주진모가 이번엔 본인이 뜰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서구적인 마스크에 연기가 가려졌던 박시연이 모진 운명을 가진 여인 역할을 어떻게 해 낼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또하나, 꽃미남 배우 중 하나로 손꼽혔던 김민준이 비열한 건달역으로 나와 완벽한 연기 변신을 했다.
이 영화는 무모하리 만큼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남자의 가슴아픈 이야기다. 고등학교 유도선수인 채인호(주진모)는 고생하는 어머니에게 보답하기 위해 체육 특기생으로라도 대학에 가야겠다고 마음 먹고 폭력 서클을 탈퇴했다. 시비를 걸어오는 복학생과 큰 싸움을 벌인 뒤 친구가 됐고, 그 여동생이 어릴 적 마음에 품었던 미주(박시연)임을 한눈에 알아본다.
사고로 세상에 혼자가 된 첫사랑 미주를 평생 지켜주겠다고 맹세한 인호. 열일곱살적 맹세를 지키기 위해 악랄하기로 소문난 건달 치권의 목에 칼을 꽂았다. 7년을 가슴에 안고 산, 버릴 수 없는 그 여자는 가질 수 없는 사랑이 되어 나타난다. 감정을 숨기고 애써 사무적으로 미주를 대하던 인호는 할말을 눈물로 삼키던 미주 앞에 위험한 사랑으로 뛰어들고 만다. 그리고, 지독하게 둘을 조여오는 운명. 이제 거친 남자의 순수한 사랑을 향한 뜨거운 삶이 시작된다. 19일 개봉.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