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한국 IT 중소기업 사장 8명이 중국 옌지의 바이산호텔 국제회의장을 찾았다. 이유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다. 이 기간 한중 IT 포럼의 일환으로 함께 열린 인력채용상담회에서 쓸 만한 인력을 찾으러 이곳까지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다.
이들은 왜 중국까지 와서 사람을 구하려는 걸까. 중국 동포의 품삯이 싸다는 이유 때문일까.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단순 제조에 투입할 인력을 찾을 목적이라면 이해가 되겠으나 이들이 찾는 인력은 IT 개발인력이다. 품질보장이 전제돼야 한다는 말이다. 현지에서 만난 사장은 이구동성으로 “우리나라에는 쓸 만한 사람을 찾기 어렵고 찾더라도 비싸다”고 귀띔했다. 뒤집어 말하면 “중국에서는 사람 찾기도 쉽고 싸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인력의 품질은 어떨까.
대답은 우리나라 사장이 선호하는, 또 이 지역에서 잘 알려진 옌볜과기대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대학의 공용어는 중국어·한국어·영어의 세 가지다. 이곳 출신자는 IT 관련 학문적 지식은 물론이고 다국어 구사가 가능하다. 올해 신입생의 3분의 1이 일본어도 구사한다. 중·고교시절 제2 외국어로 일본어를 배운 결과다. 이 대학 총장은 부산 출신의 한국인이다. 세계 13개국의 교수가 학생을 지도한다. 중국 정부가 전국 1600여개 대학 중 100개 대학을 세계 일류 대학으로 육성한다며 추진 중인 ‘211공정’에도 들었다. 4년 전엔 중점대학(일류 대학)으로 인정받았다. 당연히 취업률은 100%다. 급여는 평양에 있는 개발자보다 싸다. 그러니 기업의 사장이 욕심을 낼 수밖에.
그렇다고 사장들이 이곳 인력을 A급으로 평가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들의 개발 결과물을 한국에서 보완해 상품화하면 회사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확신을 갖는 듯했다. 인력이 넘쳐나는 중국 땅에서도 최근 지방도시의 공동화 현상을 우려한다. 똑똑한 사람은 모두 베이징·상하이 같은 대도시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성화 교육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 대학은 걱정이 없다. 채용상담회를 마친 후 한 사장이 기자에게 묻는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4년제 대학이 있을까요.”
옌지(중국)=최정훈기자@전자신문,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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