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요자 측면의 RFID 정책 마련돼야

 산업자원부가 산업계의 RFID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RFID 확산방안’을 새로 마련해 발표했다. RFID 도입 적합도가 높고 가치사슬 측면의 확산 효과가 크다고 판단되는 가전·자동차·식품·유통·물류·섬유의 6개 산업분야를 선정해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점차 2차 적용산업군(생활용품·석유화학·일반기계·전자부품), 3차 적용산업군(철강·항공·조선) 등으로 RFID의 적용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또 RFID 도입 효과의 불확실성과 투자여력 부족으로 RFID 도입을 주저하고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용 RFID 패키지도 개발해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산자부가 이 같은 RFID 확산방안을 마련한 것은 지난 2003년부터 정부 각 부처를 중심으로 RFID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RFID 국가표준을 제정하는 등 확산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 일반 기업을 중심으로 RFID 적용이 빠르게 확산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물론 정부가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일반 기업의 RFID 인식이 높아지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나 현대자동차 등 선진 기업을 중심으로 RFID 도입이 이뤄지고 있으나 대부분의 민간 기업은 투자효과에 대한 ROI의 부재와 초기의 높은 투자 비용 등으로 RFID의 적용을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에 정부가 마련한 RFID 확산방안은 산업적 파급력이 높은 6개 분야를 우선적으로 지원해 RFID 도입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중소기업을 위해 ERP·SCM 등 기존 시스템과 RFID를 접목한 응용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개발, 보급함으로서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방침도 민간 기업의 RFID 도입에 상당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이번 RFID 확산방안이 RFID의 민간 확산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민간 기업의 RFID 도입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더욱 확실한 유인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 기업의 도입 의지를 더욱 북돋우기 위해선 RFID 도입 시 조세혜택을 주는 등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물론 정부가 올 3월 RFID 설비의 투자세액 공제 등 제도를 마련했으나, 업계는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RFID 설비의 투자세액 공제를 지금보다 확대하고 모기업이 협력 업체의 RFID 도입을 일괄 지원하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추가적인 조세지원제도의 도입을 건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도 업계의 의견을 폭넓게 수용해 조세지원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정부는 RFID의 도입이 기업 간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과세표준을 양성화한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점을 감안해 보다 적극적으로 조세지원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 그래야만 과세표준의 양성화에 따른 일반 기업의 거부감을 상당 부분 해소, 자발적인 RFID 도입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다. RFID의 도입이 산업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는 점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업계에 주입시켜서는 곤란하다. 수요자 측면에서 유인책을 보다 많이 발굴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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