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애니메이션 뒤에 숨은 한국인 감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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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피터신 감독, 김상진 감독, 오승현 감독, 유재명 감독

 미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한국인들을 주목하라.

 미국 폭스 TV의 간판 프로그램인 성인 애니메이션 ‘패밀리 가이’. 니켈로디온에서 제작돼 미주, 유럽, 아시아 전 지역에서 방영 중인 ‘아바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애니메이션 뒤의 주역인 한국인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피터신, 김상진, 오승현, 유재명 감독이 그들이다.

 ◇심슨가족 후속 인기물 뒤의 한국인=‘심슨 가족’을 잇는 성인 애니메이션으로 손꼽히는 TV시리즈 ‘패밀리 가이’의 총 감독은 재미교포인 피터 신 감독이다. 여덟살 때 미국으로 건너간 피터 신 감독은 폭스 애니메이션의 프로듀서 겸 감독으로 활동하며 ‘패밀리 가이’를 연출했다. 신 감독은 ‘패밀리 가이’의 에피소드 중 하나인 ‘North by North Quahog’로 2006년 애니메이션 계의 에미상 격인 애니상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받았다.

 패밀리 가이는 현재 위성 DMB 티유미디어의 자체채널인 채널 블루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신 감독은 또다른 한국계 애니메이션 감독인 크리스토퍼 리가 운영하는 카툰 애니메이션 인스티튜트(CAI)에서 후배 애니메이터 들을 가르치며 ‘빅 버그 맨(Big bug man)’이라는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을 준비 중이다.

 ◇‘아바타’제작 한국인 3인방=최근 므아애니메이션의 김상진 감독(33)이 에이미상 애니메이션 부문 ‘개인업적상’ 수상이 확정되면서 주목받는 ‘아바타’ 역시 한국인의 손길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현재 EBS와 MTV의 애니메이션 채널인 닉 채널에서 방영 중인 ‘아바타-아앙의 전설’은 미국 니켈로디온이 제작하는 TV시리즈로 한국인 오승현 감독(34)이 미국 니켈로디온 총 감독을 맡고 있다. JM애니메이션의 유재명 감독(38), 므아애니메이션의 김상진 감독 등이 한국에서 제작에 참여하며 현재 아바타의 시즌 3를 준비하고 있다. 아바타에 참여한 한국인 3인방은 순수 국내파로 실력만으로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다. 과거에는 외국 작품 제작이 단순 하청으로 이뤄졌다면 이들은 캐릭터 설정부터 스토리 보드 작성, 연출 등 기획 부분까지 참여하고 있다.

 ◇쌓은 역량 한국에 전수하고파=이들에겐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작업에 참여하면서 쌓은 역량을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식도 있다.

  올해 초 애니상에서 아바타로 감독상을 받은 유재명 감독은 “아바타 작업에 참여한 후 애니메이터로 18년간 일하면서 체득한 것을 후배들에게 나눠주는 교육사업을 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에서 배우가 없으면 영화를 만들 수 없듯 애니메이터는 단순히 그림만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고등학교 졸업 후 애니메이터로 활동해 올해 15년째 일하고 있는 김상진 감독 역시 “현재의 경험을 바탕으로 언젠가 나만의 작품을 하고 싶단 욕심이 있다”고 귀띔했다.

 이경학 청강대 애니메이션과 교수는 “2000년 이후부터 국내 인력의 픽사, ILM 등 유명 애니메이션 업체 진출이 도드라지고 있다”며 “선진화된 제작 시스템을 전수하고, 합작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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