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이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벌써 반년이 다 되도록 정보통신심사본부의 수장격인 본부장 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말 개방형 직위로 전환된 후 지금껏 이 자리는 공석이다. 그래서 ‘파업 중(?)’이라는 말도 나온다.
지난 6개월여간 실시한 개방형 직위 공모만도 총 다섯 차례. 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모집 공고를 낸 셈이다. 그렇다고 지원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국내외 변리사를 비롯, 지식재산권 관련 분야 인사도 상당수 있었다. 매회 특허청 내부 심사를 거친 인물들이 중앙인사위원회에 올려졌지만 협의 과정에서 번번이 부적격 판정이 났다.
정보통신심사본부는 특허청이 수년 전부터 IT 관련 첨단 분야의 특허 출원이 쏟아지자 지난해 5월 신설한 조직이다. 조직 인원만도 200명에 달한다. 본부에 딸린 심사부서도 통신·정보·컴퓨터·디스플레이·디지털방송·네트워크 등 최근 특허 분쟁이 심해지고 있는 출원 분야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하지만 수장이 없으니 일이 제대로 될 리 없다. 장기간 공석으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도 국가 차원의 전략적인 특허 기본 계획을 수립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국내외 기술 변화 추이에 맞춰 출원 통계를 분석하고, IT 산업계와 연계한 목소리도 반영해야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이번 정보통신심사본부장 공석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고위공무원제도 시행 이후 특허청은 수개월간 국장급 인사를 찾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전체 국장급 직위 26석 가운데 5석은 타 부처나 민간 인사로 채워야만 하는데, 제대로 채워진 곳은 단 한 곳뿐이다. 다른 부처보다도 전문성이 요구되는 특허청으로서는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고위공무원단 제도가 실시된 지 2년 남짓 됐다. 일부 성과에도 불구하고 제도 지속 여부의 찬반 논란으로 불똥이 옮겨가는 양상이다. 기관별 특수성과 전문성,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차기 정권에서도 이 제도가 지속될지 우려스럽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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