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상장사, 실적 부진에도 R&D투자 크게 확대...지속성장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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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업계가 올 상반기 전반적인 실적 저하에도 연구개발(R&D) 투자는 크게 확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본지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상장사 반기보고서를 바탕으로 시가총액 상위 20개 IT제조사(유가증권 10개, 코스닥 10개)의 R&D투자동향을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R&D투자비는 총 4조6865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4조2523억원에 비해 두자리인 10.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별로는 유가증권시장의 하이닉스반도체(28.5%)·LG전자(24.5%)·삼성테크윈(46.4%)·LS산전(24.7%)·동부하이텍(94.8%) 등 5개사가 작년 동기에 비해 20% 이상 늘렸으며, 코스닥시장의 주성엔지니어링(117.9%)·SSCP(30.5%)·에스에프에이(34.6%) 등 5개사도 두자릿수 이상의 투자 증가율을 기록했다.

매출액 대비 R&D 비율도 20개사 가운데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개사만 감소하고 나머지 모두는 늘었다. 유가증권시장 10개사의 평균 매출액대비 연구개발비율은 6.14%였고 코스닥 10개사 평균은 12.5%로 각각 작년 동기에 비해 0.5%포인트와 1.2%포인트 늘었다.

주목되는 것은 R&D투자 증가가 수익(영업이익) 악화속에서 나타났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를 포함 전체의 60%인 12개사(유가증권 7개사, 코스닥 5개사)의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에 비해 올 상반기 줄었다. 이들 IT기업들이 실적저하에도 R&D투자를 확대해 지속성장을 위한 발판 마련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김재윤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장은 “긍정적인 시장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우리 IT기업들이 단기적인 영업이익 저하에 영향을 받지 않은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반도체 관계자도 “실적과 상관없이 향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R&D를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크게 작용했다”며 “이번 투자는 향후 3, 5, 10년 등 중장기적인 계획하에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배·이호준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