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노트는 이젠 필수"

 정부가 연구개발(R&D) 현장에서 체계적인 연구기록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출연연·대학 등 공공연구소를 대상으로 이른바 ‘연구노트’의 확산에 나선다. 연구에 대한 중간과정을 기록한 연구노트는 특허분쟁 등이 발생했을 때나 연구결과에 대한 평가과정에서 유효하게 활용할 수 있어 미국 등에서는 오래전부터 중요한 자료로 평가돼 왔다.

과학기술부는 28일부터 4일간 대전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출연(연) 연구원을 대상으로 ‘혁신적 연구노트 기법’에 대한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이를 계기로 연구노트의 중요성과 이의 확산을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과기부 연구개발인력교육팀 김호성 과장은 “R&D현장에서 활동하는 전문 연구원에 대한 교육을 통해 체계적 연구노트 기록 문화를 정착시켜 나갈것”이라며 “이를 통해 연구결과의 투명성을 높이고 지식재산권 창출 기반을 강화하자는 것이 정부정책의 기본 방향”이라고 밝혔다.

과기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선 특허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선 발명주의’를 인정하는 국가와의 분쟁 발생시 연구노트가 중요한 증빙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등에서는 연구노트가 법적 효력을 발휘해 특허 분쟁에서 승소한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연구노트는 연구의 계속성 차원에서도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잘 정리된 연구노트가 있다면 연구 담당자가 바뀌거나 연구결과를 다른 곳으로 이관하는 경우 그동안의 성과가 단절되는 문제를 차단할 수 있다. 또 연구노트는 연구결과에 대한 투명성을 높여 부정행위에 대한 사후 감독의 수단이 될 수 있고, 연구에 대한 평가에서도 결과물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과기부는 연구노트 활용과 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 조만간 각 국책연구소와 대학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과기부 이인일 평가정책과장은 “연구노트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연구개발의 합리성을 높여나가겠지만 연구노트의 표준화나 작성 의무화까지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각 연구분야마다 노트의 구성항목이 다르고 제도를 의무화할 경우 또 다른 규제로 인식될 수 있는 만큼, 우선 활용을 적극 권장하는 수준에서 업무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31일까지 계속되는 교육에서는 연구노트의 중요성과 법적효과, 연구논문(technical writing) 작성법, 연구노트 작성사례, 특허정보의 활용, 신연구개발기획론, 연구실 지식관리 등의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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