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미국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사태가 벤처캐피털 업계에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서브프라임 사태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유발, 결국 갈 곳 잃은 유동자본이 자연스럽게 벤처캐피털 쪽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요겐 다랄 메이필드펀드 관리이사는 “우리의 최우선 관심사는 실리콘밸리 내 부동산 투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기술 벤처 투자에 더 큰 매력을 느낀다”고 말해 미국 자본의 변화된 투자시각을 대변했다.
EMC의 가상화 솔루션 자회사인 VM웨어는 지난 14일(현지시각) 29달러에 주식을 공개했다. 직후 미국 주식시장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상장 당일에만 76%나 오른 이 회사 주가는 이후에도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26일 현재 VM웨어의 주식은 전일 대비 3달러35센트 오른 70.20달러에 뉴욕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다.
서브프라임의 부실 우려는 이미 올 상반기부터 제기돼왔다는 사실을 반영하듯, 지난 2분기 미국에서만 26개 벤처기업이 주식 공모를 이용해 총 430억달러를 신규 조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동안 9개 벤처가 20억달러를 끌어모은 데 그친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실적이라는 게 NYT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최근호에서 “닷컴 파티 때 썼던 모자의 먼지를 다시 털어내야 할 때가 왔는가”라며 미국 내 기술벤처 기업 투자열기에 주목했다.
한편 이번 서브프라임 사태를 IT업계 부활의 신호탄으로 보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폴 케드로스키 벤처캐피털리스트는 “신용 경색으로 수익률이 악화된 헤지펀드로 인해 투자의 규모 자체가 작아질 수밖에 없다”며 “지난번 닷컴 버블 때와 같이 대규모 자금이 척척 유입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무 관리가 엄격해지면서 일단 부채로만 유지될 수밖에 없는 일부 중소형 벤처에는 이번 서브프라임 사태가 오히려 활력을 떨어뜨려 거대자본이나 경쟁 대기업에 쉽게 인수합병(M&A)돼버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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