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게임퍼블리셔(유통·배급사)이자 나스닥상장사인 ‘더나인(제9성시)’이 한국 한빛소프트로부터 피소 위기에 몰렸다.
최근 중국 퍼블리셔인 나인유가 한국 개발사와 퍼블리셔로부터 제소당한 데 이어 중국 간판기업인 더나인까지 제소 직전에 이르면서 한중 게임업계에 일대 소용돌이가 예고되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지난 10일 더나인에 “지난 2004년 9월 더나인과 계약한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2년치 미니멈개런티(최소계약금) 280만달러의 지급이 지연되고 있다”며, 법적 효력을 가진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이에 앞서 한빛소프트는 지난 5월과 6월, 7월 세 차례에 걸쳐 청구서(인보이스)를 보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빛소프트 법무팀 관계자는 “이번 법적 공문은 이미 계약 위반 상태인 상대 측에 보낸 일종의 ‘최후통첩’인 셈”이라며 “응당한 답변이나 지급 조치가 진행되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사 계약서상에는 △서명 직후부터 총 계약금 600만달러의 47%인 280만달러 미니멈개런티 지급의무 발생 △시간경과에 따라 일정 계약금을 꼬박꼬박 납입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더나인 측은 계약을 무시한 채 시장 관행을 빌미 삼아 계약금 지급을 지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뉴스의 눈> 계약내용 손바닥 뒤집듯…이면엔 이익극대화 노림수
더나인은 시장에서 ‘승천하는 용’에 비유될 정도로 최근 급속도로 위세를 키우고 있는 나스닥업체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를 서비스해 큰 돈을 벌고 있으며, 한국 게임업체 웹젠의 ‘썬’, 엔씨소프트의 ‘길드워’, 한빛소프트의 ‘그라나도 에스파다’ ‘헬게이트:런던’, 예당온라인의 ‘오디션’ ‘오디션2’ 등의 판권을 싹쓸이했다.
여기엔 고도의 술책이 숨겨져 있다. 절대적 현금 창출원인 ‘WOW’의 서비스 시한을 연장하고 확장팩 판권 계약의 협상용 카드로 한국산 게임 라인업을 교묘하게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판권을 확보한 한국산 온라인게임의 총계약금이 2억달러 안팎으로 추산되지만 실제로 현재까지 한국업체에 지급된 금액은 총 금액의 10% 정도인 2000만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쥐꼬리만 한 금액으로 한국산 게임을 ‘WOW’ 서비스 연장 및 판권료 낮추기를 위한 ‘볼모’로 잡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번 한빛소프트 사태가 결국 소송까지 번지게 되면 한국 업체가 더나인에 ‘고구마줄기식’ 연쇄 소송을 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게 됐다.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까지 손바닥 뒤집듯 어기는 것은 그만큼 위기에 몰려 있다는 뜻도 된다. 천신만고 끝에 ‘WOW확장팩’의 중국 정부의 공식 온라인 서비스권(판호)을 신청했지만, 중국현지 중국어폰트 회사가 ‘WOW’에 무단으로 자사 폰트를 썼다며 블리자드와 더나인을 제소하는 바람에 ‘WOW확장팩’ 판호 부여는 무기한 연기돼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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