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오 CEO “유통 채널 통한 가격 경쟁력이 승부수였다”

 “유통망이 결국 승부수였다. 경쟁력 있는 가격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유통 때문이었다.”

 이름도 낯선 ‘비지오’가 글로벌 전자업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삼성·소니·샤프 등 쟁쟁한 간판 브랜드를 제치고 지난 2분기 북미 시장 LCD TV 판매에서 ‘넘버 원’ 자리에 올라섰다. 불과 수 년 전만 해도 무명의 중소기업에 불과했던 비지오 성공 비결에 대해 윌리엄 왕 CEO는 “채널 전략”이라고 단언했다.

 왕 CEO는 C넷과 인터뷰에서 “2분기를 시작하면서 제품 판매처를 두 배 이상 확대했다”며 “월마트·시어스·K마트·서킷시티 등 대형 할인매장을 집중 공략했다”고 말했다. 비지오는 처음 시장에 진입할 때만 해도 코스트코홀세일·샘스클럽과 같은 창고형 대형 도매매장을 통해서만 제품을 판매했다.

 가격도 물론 성공 요인의 하나였다. 그는 “비지오 제품은 소니·삼성 등의 제품과 비교해 품질 면에서 차이가 없지만 가격은 훨씬 싸다”고 밝혔다. 같은 가격대 작은 크기의 브랜드 제품보다는 브랜드는 다소 떨어지지만 큰 제품을 사고자 하는 소비자 심리를 파고 들었다는 설명이다.

 왕 CEO는 “3분기부터 소극적인 마케팅 전략에 변화를 줄 것”이라며 “하지만 광고 비용이 전체 매출의 1%를 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신에 이를 가격으로 보상해 소비자에게 돌려주겠다고 덧붙였다.

 윌리엄 왕 CEO는 “비지오는 유수 글로벌 브랜드를 위협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 놓았다”라며 “TV뿐 아니라 종합 가전업체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윌리엄 왕은 대만 태생으로 14세 때 가족이 미국으로 이주해 미국 생활을 시작했으며 스탠퍼드대학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90년 ‘맥 이노베이션’을 설립하면서 IT업계에 뛰어들었다. 이어 2000년 목숨까지 위태로울 정도의 대형 비행기 사고를 당한 후 모든 사업을 중단했다. 2001년부터 ‘게이트웨이’ 브랜드로 TV를 생산하면서 노하우를 쌓아 2003년 자체 브랜드로 ‘비지오’를 내놓고 LCD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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