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디워’의 CG(컴퓨터 그래픽스) 작업을 국내에서 처리해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컴퓨터그래픽(CG)표현 가운데 가장 구현하기 어렵다는 유체를 생동감 있게 표현하는 디지털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최문기) CG기술연구팀(팀장 구본기)은 시뮬레이션으로는 구현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진 맥주의 거품이나 물 같은 액체의 흘러내리는 모습을 실제처럼 구현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3일 발표했다.
기술개발은 호주 연방산업과학연구회(CSIRO)와 공동으로 이뤄졌으며 정보통신부의 ‘영상 특수효과용 유체 시뮬레이션 기술개발’과제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이달 초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세계적인 CG분야 학술회의 ‘시그라프(SIGGRAPH) 2007’에서 이 기술을 논문 형태로 발표, 참가자 2만 4000여 명으로 부터 박수갈채를 받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기술로는 그동안 단순한 액체만을 시뮬레이션하던 수준을 넘어 가스의 액체 내 주입이나 가스에서 발생하는 거품의 형성 과정, 거품과 액체의 상호작용, 수면 위로 떠오른 거품 간의 변화 등을 유체 시뮬레이션에 통합, 사실적인 거품 애니메이션으로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다. 이를 응용할 경우 파도나 폭풍, 연기, 먼지 등 실제로 촬영하기 어려운 다양한 자연현상도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현재 이 기술은 국제특허 5건을 확보, 국내의 한 영상 스튜디오에 기술이전돼 영상특수효과용으로 영화에 적용하는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구본기 CG기반기술연구팀장은 “TV 광고의 주요 소재가 되는 주류나 탄산 음료 등의 제작에 활용될 수 있다”며 “국내 CG기술이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