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장애에 빠진 통신서비스

 이달 들어 유선과 무선을 망라해 통신 장애 빈도가 너무 잦다. 7일 LG데이콤·파워콤의 초고속 인터넷망 장애가 일어나더니 10일에는 경기 남부지역에서 KTF 서비스가 2시간 동안 마비됐다. 18일에는 하나로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에, 20일에는 SK텔레콤의 WCDMA 데이터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다. 1년에도 몇 건에 불과한 통신 장애가 유독 이달에 이렇게 집중된 것이 이상할 정도다. 다행히도 피해규모는 크지 않았고 서비스도 대부분 몇 시간 만에 복구돼 서비스 업체의 신속한 위기대처 능력이 돋보였다. 소비자 피해 규정에 따라 발빠른 보상을 약속하는 등 서비스 업체로서의 노련미를 보여줬다.

통신이란 게 늘 장애 가능성을 안고 있다. 정교한 부품조립 라인에서도 몇만 번에 한 번은 불량이 나는데 복잡성으로 치자면 둘째라고 해도 서러운 통신분야에서 장애 없는 완벽한 서비스는 기대하기 힘들다. 그래서 더욱 체계적인 장애 대처방안을 마련하는 것이고 그래도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장애에는 피해자 보상규정을 만들어놓는 것이다. 즉 최근 장애에 호들갑을 떨 것까지는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고의 통신품질과 관리운영 능력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통신서비스에서 이처럼 네트워크 장애가 짧은 시간에 여러 번 일어났다는 것은 대수롭게 넘어갈 일만은 아닌 것 같다. 혹시나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는 장애는 아니었을까. 또 가벼운 장애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것은 아닐까. 한 번 되돌아볼 일이다.

이유야 어떻든 잦은 장애는 통신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게 하는 요인이다. 이미 우리나라 소비자는 완벽에 가까운 통신품질과 서비스에 익숙해져왔기 때문이다. 신뢰도 저하는 곧 통신산업 불신으로 이어진다. 그렇지않아도 요금 문제로 사회적인 공격을 받고 있는 마당에 이 같은 장애가 괜한 이미지 부담으로 다가올까 우려도 된다. 통신의 제일 기본은 장애 없는 서비스이다. 통신사업자에 요구하는 사회적인 책임이 점점 늘어나 부담이 많겠지만 기본에 얼마나 충실했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점검할 때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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