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개성을) 중국 선전 수준으로만 해달라는 것입니다.” 지난주 남북정상회담 개최 소식이 알려진 직후 김기문 개성공단기업협의회장(중소기업중앙회장)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에 통신·통행·통관 등 ‘3통’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던진 말이다. 김회장 등은 이날 작심을 한 듯 “그동안 수차례 제안을 했으며 이 문제는 실무선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정상회담의 공식의제로 다뤄질 것을 당부했다.
사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이 같은 요구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21세기는 글로벌 초스피드 무한경쟁시대다. 오늘 정상에 있는 기업이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우리를 바짝 뒤쫓는 중국기업에 뒤떨어지도록 방치하는 것은 처음부터 글로벌 경쟁에 뛰어들지 말라는거나 마찬가지다.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사가 잇따라 순이익을 내고 있다. 여건만 갖춰진다면 더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개성공단에서 오는 2009년까지 진행되는 2단계 사업은 전기·전자·기계 등 시설을 완비해, 기술집약적 공단으로 도약한다는 게 목표다. 하지만 3통 특히 인터넷 인프라조차 구축이 안 된 현시점에서 이것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기자는 지난해와 올해 개성공단과 선전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매우 놀라운 차이점을 발견했다. 개성공단에는 인터넷이 안 돼 젊은이들이 극도로 꺼리는 지역이고 선전은 외지인 차별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국 전역에서 수도 없이 많은 젊은이가 계속 몰려들고 있다는 점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난해 선전 등을 방문한 후 “발전에 감동을 받았다”고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의 개최 배경을 두고 이래저래 안팎에서 ‘말’이 많다. ‘말’을 잠재우는 방법은 성과 있는 회담 결과를 내놓는 것이다. 산업계는 이번 회담 가운데서도 경협에 관심이 높으며 특히 3통 문제 해결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준배기자<정책팀>@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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