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분야 R&D 투자만으로는 기반산업이 살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로켓이나 위성은 양산이 이루어지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김승조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활성화 방안에 대해 “업체의 경우 위성이나 로켓 개발 한두 건만을 바라보고 인력을 배치할 수는 있겠지만 개발이 끝나 R&D 공백기가 되면 대안이 없게 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 교수는 “반드시 항공산업의 기반이 커야 하는 것은 바로 경제성 때문”이라며 “기반이 갖춰지고 민수용 항공기가 국내에서 양산되면 자연스레 우주산업도 같이 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잉이나 록히드마틴도 로켓이나 위성 개발 만으로는 버틸 수가 없어 우주산업 분야에 관심을 가지면서 헬리콥터나 민수용 항공기 생산 등에 주력하지 않습니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그런 기반이 안 돼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김 교수는 재차 항공 부문의 산업성을 강조하며 “인공위성을 40여대씩 수주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항공의 양산이라는 기반 위에 우주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주 분야는 사상누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내 항공우주 기술 수준에 대해 “돈을 들인다면 못할 것도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뒤 “한화 등 군수업체 전문가 이야기를 들어보면 로켓이 됐든 위성이 됐든 핵심 원천 기술을 개발할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경제성이 없어 못한다고 한다”고 전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한국적인 풍토도 개선돼야 합니다. 발사체 개발에 국민 세금 5000억원을 들여 실패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과제 책임자들은 아마도 끔찍할 것입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지난해 쏘아 올린 다목적 실용위성 2호의 경우만 봐도 러시아에서 발사할 때 발사체의 문제에 따라 실패 여부가 결정될 뻔하지 않았느냐”면서 “미국과 일본의 예를 들며 과제 수행에 대한 책임을 안 지려는 것이 아니라 실패 자체를 기술 개발의 한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항공우주 분야에 대한 과학기술부의 대학 지원은 충분한 예산은 아니어도 할만큼은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기술 개발을 실제 수행하는 대학 연구진들이 산업화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고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선진국을 리드할 수준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듯합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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