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7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하버드대 졸업식에서 졸업장을 받았다.
대학 3학년 때 MS를 창업하기 위해 중퇴한 지 32년 만이다. 이날 그의 하버드대 졸업식 연설은 하버드대 관계자는 물론이고 전 세계인에게 큰 감명을 줬다고 한다. 빌 게이츠 회장은 지난해 12월부터 마음에 맞는 원고가 좀처럼 완성되지 못한 탓에 연설문을 여섯 차례나 뜯어고칠 정도로 골머리를 앓았다.
그러나 좀처럼 진전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던 빌 게이츠 회장의 하버드대 졸업식 연설 원고는 지난 3월께 의외로 쉽게 해소됐다. 빌 게이츠 회장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만나고자 장관실 앞에서 기다리던 중 액자에 걸려 있던 조지 마셜 전 국무장관 연설문에서 실마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즉 ‘제2차 세계 대전으로 잿더미가 된 유럽을 교육·보건·부의 불평등으로부터 살려내자’는 글을 본 순간 ‘바로 이거다’란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나는 소프트웨어(SW)의 발전에 흥분하는 사람을 사랑합니다. 그러나 왜 우리는 (저개발 국가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는 더 흥분하지 않는 것입니까” 그는 이같이 말하며 ‘혜택받은 사람들이 사랑과 헌신으로 세상을 바꿔보자’고 하버드대생에게 역설했다.
특히 빌 게이츠 회장은 “여러분이 알아야 할 것(가슴 속에서 지구상의 빈곤과 싸워야 한다)을 알고 있다면 어떻게 실천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며 반문했다.
자본주의 대표 아이콘인 빌 게이츠가 이같이 역설했기에 전 세계인은 더욱 감동했다. 우리나라 SW 업체(개발자)는 저마다 ‘제2의 MS’를 꿈꾼다. 선진국과 달리 열악한 노동 환경 혹은 시장 환경에서 나름대로 꿈을 잃지 않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 하지만 SW 강국을 꿈꾸는 우리나라 산업 현장에서 가장 부족한 것은 IT·BT·NT·CT 등의 다양한 기술 융합이 아닌 바로 ‘HT(Human Technology)’이다.
사람이 기업의 최대 자산임에도 불구하고 개발자를 소모품으로 여기는 최고경영자(CEO), ‘동식서숙(東食西宿)’하는 개발자 등 모두가 한번쯤 빌 게이츠 연설이 시사하는 의미를 되새겨볼 일이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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