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반란을 꿈꾸다
마티 뉴마이어 지음, 윤영삼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1만2000원.
필요한 물건을 만들어 놓기만 하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 시절이 있었다. 물자가 귀하고 기술력이 높지 않았던 시대에는 물건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차별화였다. 하지만, 지금은 슈퍼마켓 진열대 위에 상품이 넘쳐나고 시장이 개방되면서 수 많은 기업이 동등하게 경쟁하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이라는 막강한 소통 공간이 활성화되면서 소비자는 더 이상 예전처럼 기업의 일방적인 광고, 선전, 마케팅을 믿지 않는다.
이처럼 수많은 상품과 메시지가 쏟아지는 시대에 당신의 기업은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또 어떻게 자신을 돋보이게 해 고객 머릿 속에 세워진 장벽을 넘을 것인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 브랜드 디자이너이자 ‘브랜드 갭’ 저자이기도 한 마티 뉴마이더가 ‘브랜드 반란을 꿈꾸다’라는 책을 통해 나를 남과 완전히 다르게 하는 ‘근본적인’ 차별화 전략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브랜드 마케터와 브랜드 차별화를 탐구하는 학생들에게 ‘공간’을 찾아 기업의 차별화를 이루는 방법에 관해 말한다. 이 책은 기업의 생존 전략이 된 브랜드 차별화에 대한 발상의 전환과 실천적인 툴을 제공한다. 더불어 17단계 브랜드 차별화 체크포인트와 브랜드 네이밍에 대한 촌철살인적인 통찰, 반드시 생각하고 읽어야 할 풍부한 읽을거리를 제공함으로써 누구보다도 친절하고 유머러스하게 ‘근본적인 차별화’의 길을 제시한다.
원서의 제목 ‘재그(ZAG)’는 지그재그(ZIGZAG)라는 단어에서 따온 것으로, 사전적 의미는 급격한 방향 전환을 뜻한다. 저자는 차별화를 방향성으로 파악하고 기업은 남이 가지 않는 방향으로 과감하게 ‘재그’함으로써 완전한 차별화를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하드디스크를 활용한 MP3를 처음으로 개발한 크리에이티브와 아이팟으로 MP3 시장을 제패한 애플의 차이점이다. 크리에이티브는 마케팅에 대한 투자를 낭비로 생각했지만,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마케팅을 상품의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아이팟 광고에서는 낭비를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소비자는 아이팟을 경험하는 TV광고, 거리 광고판, 인쇄물, 디스플레이 등과 같은 모든 접점에서 애플의 일관된 단 하나의 메시지, 즉 혁신적 디자인만을 만나기 때문이다. 모든 기업이 애플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저자는 모든 기업은 애플과 같은 마케팅 전략을 통해 브랜드 반란을 이끌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바로 사람들의 행렬 앞에 서서 트렌드를 분석하고 이끄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마네킹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브랜드 차별화 전략의 핵심만을 요약하고 함축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어려운 이론을 늘어 놓아 실체 간의 괴리감을 주는 대신에 핵심 키워드와 화두를 제시해 생각할 수 있는 여백을 제공한다. 또 브랜드 자체를 넘어서 그를 둘러싼 세계와 역사에 대한 배경 지식도 선사한다.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저자답게 일반 브랜드 서적과 내용 면에서나 시각적인 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도표, 상징적인 그림, 기호, 자신의 경험과 BMW, 애플, 이베이, 시티은행 등 실제 사례를 곁들여 본문의 내용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으며,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브랜드 전략에 대한 힌트로 유용하게 활용하도록 한 것도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김현민기자@전자신문, min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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