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동통신 업계가 ‘사활’을 건 요금 인하 경쟁에 뛰어들 전망이다. 싸움은 2위 사업자인 KDDI가 먼저 걸었지만, 선수는 ‘공룡’ NTT도코모가 쳤다. NTT도코모는 순가입자 수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며, 가입자를 경쟁업체에 빼앗기고 있는 상태.
30일 산케이신문 등 일본 경제지들은 NTT도코모가 2년 약정을 조건으로 기본 사용료를 50% 인하하는 ‘반값 할인 서비스’를 내달 22일 전격 도입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일본 이동통신 업계는 비슷한 할인 요금 제도를 2, 3위 사업자인 KDDI와 소프트뱅크모바일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하반기 요금 대전이 정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NTT도코모의 이번 요금 제도는 KDDI 행보에 대한 사전 압박 성격이 크다. 최근 KDDI는 오는 9월 계약 첫 날부터 기본 사용료를 절반으로 할인해주는 새로운 요금 제도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KDDI의 공격적인 행보에 자극을 받은 NTT도코모가 KDDI보다 한발 앞서 반값 할인 제도를 실시, 사용자 지키기에 나선 것.
NTT도코모 나카무라 유 부사장도 “KDDI의 할인플랜에 적극 대항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올초 3위 사업자인 소프트뱅크가 월정액 980엔으로 같은 회사 사원끼리 무료 통화할 수 있는 ‘화이트 플랜’으로 계약자를 크게 늘린 데 이어 지난 6월, NTT도코모가 가족 간 할인 제도를 발표함으로써 일본 이동통신 업계의 요금 전쟁이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에서 ‘반값 할인’이라는 요금 할인 경쟁의 마지막 카드까지 빼든 셈이다.
경쟁 격화로 이동통신 업계의 수익 감소도 이어질 전망이다. NTT도코모는 가족간 할인 제도로 200억엔의 수익 감소, 기본료 반값 할인 제도 도입으로 추가 200억엔의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NTT도코모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가입자 감소와 투자 비용 증가로 전년 대비 25%나 순익이 추락한 저조한 실적을 발표했다. NTT도코모보다 덩치가 조금 더 작은 KDDI 역시 반값 할인 제도 도입으로 200억엔의 ‘출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화이트플랜’으로 가입자 확대에 재미를 본 소프트뱅크 측도 “KDDI의 반값 요금 정책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밝혀, 독자적인 요금 할인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고 신문들은 전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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