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트론, 비상경영 선포

  ‘잘 나갈때 대비하자’

지난해와 지난 상반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둔 국내 유일의 300㎜ 반도체 웨이퍼 기업인 실트론(대표 박영용)이 최근 비상경영을 선포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북 구미에 본사를 둔 LG그룹 계열의 실트론은 경영여건 악화에 대비해 최근 비상경영을 선포했다고 19일 밝혔다.

실트론 측은 “연초부터 D램 가격이 급락하면서 웨이퍼업계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판매가격 하락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원재료인 실리콘의 경우 태양전지 수요 급증으로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영악화 상황에도 견딜 수 있는 체질을 만드는 것이 시급해 이번에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300㎜ 웨이퍼 양산 능력이 연간 20만장으로 세계 5위인 실트론은 1, 2위 업체인 신에츠와 썸코의 100만장과 80만장에 비해 규모의 경제에서도 열세인데다가 수직계열화를 이룬 타 경쟁사와 비교해 원재료 수급에서도 불리한 상황이다. 또 주요고객인 삼성전자가 독일의 반도체 원자재 회사인 질트로니크와 5대 5의 지분으로 4억달러를 투자하는 합작사인 질트로니크삼성웨이퍼가 내년부터 싱가포르에서 생산을 시작하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실트론은 비상경영 선포에 따라 전 제품에 걸친 생산성과 품질 수준을 높이고 간접 부문의 획기적인 효율성을 극대화해 향후 예상되는 단가 인하 움직임에 버틸 수 있는 체질로 바꾸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실트론의 한 관계자는 “300㎜ 웨이퍼 생산 능력 확대에 따른 대규모의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력을 확보해야만 지속적인 성장과 고품질 제품의 양산을 통해 고객에게 안정적인 물량을 공급할 수 있고 글로벌 경쟁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트론은 지난해 5905억원의 매출과 100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LG계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으며 지난 1분기에도 1779억원의 매출에 4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정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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