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버라이즌, 적과의 동침

 미국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의 라이벌인 AT&T와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가 한 배를 탔다. 내년 1월 700㎒ 대역 주파수 사업권 경매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부상한 구글을 견제해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가 생긴 것이다.

 AT&T는 구글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안한 700㎒ 주파수 운용방식에 대해 FCC에 10쪽에 달하는 장문의 문서를 보내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구글은 이달 초 새 주파수 사업권을 획득한 업체가 다른 통신사업자에 주파수를 재판매하거나 이동통신이 아닌 어떤 종류의 무선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제안한 바 있다. AT&T·버라이즌에 대적하는 새로운 통신사업자가 나타날 수 있는 시장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인터넷업체가 새로운 무선서비스를 시도할 수 있는 토양도 마련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AT&T는 이에 대해 “구글의 제안이 채택된다면 ‘엄청난 법적 소송’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강한 어조로 유감을 표시했다.

 버라이즌 역시 구글의 제안이 적절치 않으며 FCC 역시 주파수 경매 방식을 구글에 유리하게 만들어 사업자를 사전 선정하려는 의혹이 있다며 구글과 FCC를 싸잡아 비난했다.

 스티브 지퍼스타인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스 부사장은 “사업자는 시장 지배력과 수요, 공급의 논리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며 사업권이 통신서비스 경험이 전무한 구글보다 기존 통신사업자에 돌아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AT&T와 버라이즌은 700㎒ 대역 주파수를 이동통신 서비스 용도로 쓰려고 계획 중이다.

 FCC는 2009년 2월 디지털TV 전환에 앞서 내년 1월까지 아날로그TV용 700㎒ 대역 주파수 60㎒를 새 사업자에 분배해야 한다. 700㎒ 대역 주파수 경매 예상가격은 150억달러 수준.

 통신사업자 진영과 구글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케빈 마틴 FCC 의장은 구글의 제안과 통신사업자의 입장을 절충, 주파수 재판매는 금지하되 총 주파수 60㎒의 3분의 1인 20㎒를 공공목적으로 개방할 방침임을 밝혔지만 이는 오히려 통신사업자의 반발을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낳았다. 본지 7월 12일자 12면 참조

AT&T·버라이즌은 “주파수 일부를 개방한다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자신들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법정까지 이 문제를 가져가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FCC는 이달 말까지 주파수 경매 방식을 최종 결정해야 한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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