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인상…中企 이자부담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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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태 한국은행총재가 12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콜금리 0.25%인상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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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의 강력한 동결 요청에도 불구하고 12일 콜금리가 11개월 만에 0.25%포인트 인상돼, 기업의 이자부담이 적잖게 늘어나게 됐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번 금리 인상에 따른 채무자 부담에 대해 “경제 전체로 봐서 유리하고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보고 인상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이 4·5월 연속 처음으로 7조원대에 진입하고 지난달에는 사상 최초로 8조원대까지 늘어나는 등 중소기업의 은행 의존도가 매우 높은 시점에 이뤄진 것이어서, 이들 중소기업의 어깨에 큰 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한국무역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들은 정부측에 전달한 건의서 등을 통해 ‘기업 채산성 악화’ 등을 이유로 콜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왜 올려야 했나=한은 관계자에 따르면 금통위는 경기 여건뿐만 아니라 여론의 의견도 수렴해 콜금리를 결정한다. 결국 최근 재계의 잇따른 우려 목소리에도 금리 인상이 결정된 것은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 때문이다. 이성태 총재는 “(금리가) 여전히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즉 금리 인상이 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칠 정도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인상 배경으로도 △수출이 높은 신장세 지속 △투자·소비 구준히 증가 △소비자물가 안정세 △시중 유동성 풍부 등을 꼽았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환율의 추가 하락 이외에 인상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환율과 금리관계는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다고 결론졌다.

◇기업 대출금리 어떻게 되나=이 총재는 금리인상 이유로 ‘시중 유동성’을 꼽으면서 특히 “중소기업 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당국에서의 수차례 경고에도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드라이브가 좀처럼 중단되지 않은 것이 인상의 한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국민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담당자는 “은행 입장에서도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어 좋은 분위기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금리 인상으로 고정금리로 대출받은 기업은 전혀 문제가 없겠지만 3개월 등 변동금리로 자금을 이용하거나, 신규 대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은 부담이 늘게 됐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를 정확히 언제 얼마나 오른다고 예단할 수는 없다”며 “시장상황에 따라 서서히 오르며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국민·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콜금리 인상 직후 0.2% 안팎의 수신금리를 올려, 사실상 이날 금리 인상 여파는 바로 반영됐다고 할 수 있다.

◇금리 또 오를까=일단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금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금융당국은 변경 이전에 가능성을 언급하는데, 이날 이 총재의 발언(경기를 저해할 정도로 높은 수준은 아니다)을 보면 충분히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할 수 있다. 즉 연 4.75%로 인상한 것이 긴축적인 조치가 아니며 향후 물가나 시중유동성 증가세가 계속될 경우 콜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라는 분석이 강하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 돈이 급하게 필요한 금융기관이 다른 금융기관에 자금을 요청하는 것을 ‘콜(Call)’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적용되는 금리가 바로 ‘콜금리’다. 금융기관간 거래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한국은행은 경제 상황에 따라 자금 공급을 조절해 금리 결정에 참여한다. 따라서 한은이 결정하는 것은 정확하게 콜금리가 아니라 콜금리 목표치다. 한은이 콜금리 결정에 관여하는 것은 여타 금리에 비해 조작이 쉽고 무엇보다 초단기여서 일반 금리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콜금리에 맞춰 기업 대출 금리를 조절하고 이 때문에 이번 인상이 기업에 이자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한은은 매월 둘째 주 목요일(공휴일 등 특별한 날 경우 변경) 7인으로 구성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콜금리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