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LCD 업체들의 제조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그동안 전공정에서 후공정까지 자체 제작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일부 공정을 외부제작(아웃소싱)하거나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조달하는 방안까지 전향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제조 패러다임의 변화는 그동안 장비, 재료, 부품 등을 단순하게 공급해온 협력사들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반도체·LCD업체의 인력 재배치를 불러오는 등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LG필립스LCD 등 국내 반도체·LCD업체들이 공정기술이 보편화된 후공정을 중심으로 외부제작을 확대하거나 검토중이다.
하이닉스반도체는 반도체 후공정 사업의 일부를 외주로 전환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협력업체들이 공동설립한 후공정 전문업체 하이셈을 통해 반도체 패키지 검사공정 아웃소싱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은 반도체 후공정 사업부의 일부를 분사해 일부 물량을 외주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을 포함해 후공정 아웃소싱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 LCD총괄도 대형 모듈 제조공정 일부를 시범적으로 외주 제작하기 시작했다.
반도체·LCD 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경기 사이클에 따라 반도체와 LCD 산업의 부침이 갈수록 심해지고, 증산경쟁에 따른 판가인하 압력이 거세지면서 제조원가 절감이 지상 과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후공정이나 LCD 모듈 제조공정의 경우 핵심기술과 무관한 보편화된 제조 공정기술을 요구해 인건비가 싼 중소업체 아웃소싱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필립스LCD는 한발 더 나아가 부품업체와 공동 생산, 패널 OEM 제작 등 파격적인 비즈니스 모델까지 검토하기 시작했다.
권영수 LPL사장은 이와 관련 지난 11일 기업설명회에서 “물류비, 포장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백라이트와 같은 부품을 LCD 모듈공장에서 함께 생산해 바로 투입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또 “모자라는 모니터와 노트북 패널 등을 해외 LCD업체에서 조달하는 방안도 하나의 좋은 아이디어”라며 패널 완제품의 OEM 제조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놨다.
이같은 변화는 협력업체와 반도체·LCD업체의 사업영역 변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외주제작 등 신규 비즈니스의 기회를 잡은 협력업체들의 경우 매출 확대는 물론이고 부품 조달과 제조 비즈니스를 병행하면서 비용절감 등 상당한 시너지를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LCD업체들도 핵심 사업에 인력을 재배치 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영효율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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