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일 전국적으로 WCDMA 기반의 HSDPA(High Speed Downlink Packet Access) 서비스를 시작한 KTF의 3세대(G) 누적 가입자 수가 넉 달 만에 100만명을 넘었다. 이 회사의 3G 서비스인 ‘쇼’의 가입자 수는 지난 3월 23일 1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5월 16일 50만명을 기록했으며 이달 6일 드디어 100만명(100만 7756명)을 돌파했다. 10만명씩 증가해 가입자가 50만명이 되기까지는 평균 14일이 걸렸지만 이후 100만명에 도달하기까지는 열흘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가입자가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유럽의 주된 이동통신 표준인 GSM 기반으로 진화·발전한 WCDMA는 애초 SK텔레콤이 지난 2003년 12월 처음으로 상용화했다. 하지만, 그동안 높은 장비 가격과 불투명한 시장 전망 그리고 사업자의 투자 기피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가입자가 올 2월까지 24만여 명에 그치는 등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KTF가 처음으로 전국망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친 결과 대중화의 문턱에 성큼 다가선 것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WCDMA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가입자의 비중은 3% 정도로 매우 미약하지만 전 세계 이통 시장의 80%에 달하는 GSM 사업자 대부분이 WCDMA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오는 2010년께면 전 세계 이통시장의 90% 이상이 WCDMA를 선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WCDMA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KTF가 서비스 개시 4개월 만에 100만 가입자를 유치한 것은 반가운 일임에 틀림없다. 탄탄한 내수가 기반이 돼야 국내 이통사들의 절체절명의 과제인 해외 시장 진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사업자 간의 이전투구식 경쟁이 재연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번 KTF의 100만 가입자 유치는 분명 SK텔레콤의 3G 서비스 행보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3G 고객을 둘러싼 두 회사 간 마케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 두 회사는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숙제를 가지고 있다. 비좁은 내수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소모전식 경쟁을 펼치는 것은 성공적인 해외 진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힘을 해외 시장 개척에 쏟아야 한다. 유럽 최대 이통사인 영국의 보다폰은 매출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으며, 아시아의 대표적 이통업체인 싱가포르의 싱텔도 해외 가입자가 자국 가입자보다 15배 이상 많다고 한다.
이에 비해 우리는 아직 해외시장 비중이 1% 미만으로 아직도 글로벌 시장을 향해 가야 할 길이 멀다. 다행히 국내 이통업계는 외국사업자들이 벤치마킹할 정도로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와 있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각종 컨버전스 서비스를 확보하고 있다. 비좁은 내수시장에서 아옹다옹하기보다는 국내 업체가 경쟁우위를 갖고 있는 이 같은 서비스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인도네시아와 같은 신흥시장과 미국 등 선진국에 수출할 수 있을지를 더욱 더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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