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간 경쟁이 치열한 LCD장비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엔화 약세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한동안 잠잠하던 대만·중국의 시설투자가 하반기부터 잇따를 전망이지만 국내 업체는 엔화 약세로 해외에서는 물론이고 국내에서조차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치메이옵트로닉스(CMO)가 최근 완료한 7세대 2라인 장비발주에서 국내 LCD장비 업체는 화학기상증착·드라이에처·스퍼터·세정·검사 등 전 분야에 걸쳐 수주경쟁에 참여했지만 대부분 탈락하고 케이씨텍과 디엠에스 두 업체만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씨텍이 80억원 상당의 세정 및 현상장비를, 디엠에스가 136억원대 세정장비를 수주했을 뿐 나머지 장비는 모두 고배를 마셨다. CMO가 2004년 6세대, 2005년 7세대 1라인을 발주했을 때 각각 5, 6개 국내업체가 전공정장비부터 후공정장비까지 두루 수주했던 것과 비교하면 최악의 성적표라는 게 장비 업계의 일치된 견해다.
장비 업계 한 사장은 “주요 수출국인 대만에서 한국업체의 수주 실적은 6세대 투자가 한창이던 지난 2004년을 정점으로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라며 “이는 부단한 연구개발로 기술경쟁력은 높아졌지만 엔화 약세로 일본 경쟁업체 대비 가격경쟁력이 낮아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원-엔 환율은 지난 2004년 100엔 기준 1012원에서 최근에는 750원으로 30% 가까이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주요 부품을 일본에서 많이 수입해오는만큼 엔화 약세로 제조원가가 줄어드는 효과도 있지만, 인건비·물류비 등 부대 비용에는 영향이 없어 지난 2004년 대비 일본업체와 가격경쟁력은 15∼20% 떨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LCD경기 회복에 맞춰 AU옵트로닉스·센추리·IVO 등 대만·중국업체가 잇따라 LCD 생산라인 투자에 나설 움직임이어서 국내 장비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세정장비 업체 한 관계자는 “일본 장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지면서 해외뿐만 아니라 원가절감이 한창인 삼성전자, LG필립스LCD 등 국내 패널업체도 외산 장비 채택 비중을 높이거나 국내 장비의 가격인하를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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