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물로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신명금속은 생산기술연구원의 ‘사이버 엔지니어 U24’라는 온라인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해 최근 선박용 실린더 헤드 개발에 성공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관련 제품을 전량 독일에서 수입해왔지만 이번 기술개발을 통해 수입대체는 물론 해외 수출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신명금속은 기술지원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생기원에 업무용 차량 한 대를 기증하기도 했다.
펜형 마우스를 만드는 와우테크는 해외 사업을 위해 지난 2005년 8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워싱턴 수출인큐베이터에 입주했다. 이후 2006년 1월 CES전시회서 MS로부터 ‘올해 주목할 5대 사무기기’로 선정되는 등 큰 호평을 받았고 지난해 한 해동안 79만달러의 수출 성과를 얻었다. 회사는 인큐베이터로부터 바이어의 요구사항에 맞도록 제품설명서, 포장방법의 수정 등의 컨설팅을 받았고 바이어와의 대리점 계약 작성에서도 법률적 도움을 받았다.
이처럼 주변에 있는 공공기관들을 잘 활용하면 연구개발이나 마케팅 등에서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아직 공공기관을 찾는데 주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지만 대부분의 기관들은 찾아오는 기업이나 민원인들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또 기관 평가 등에서도 보다 질 좋은,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많은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일부의 우려처럼 문턱이 그리 높지 않다.
창업을 준비 중이라면 중소기업진흥공단이나 한국산업단지 공단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중진공은 지역별 산업동향은 물론, 창업자가 챙겨야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자금 지원 창구로도 활용된다. 산단공은 전국 36개 국가산업단지, 228개 지방산업단지(10개 외국인투자지역 포함), 344개 농공단지, 6개 자유무역지역 등 전국 614개 산업단지에 대한 정보를 모두 갖고 있다. 각 산업단지별 △조성목적과 특징 △면적·분양가·입주조건과 혜택 △산업기반 및 생활정보 △단지안내도 및 배치도 △입주업체 현황(업체수, 고용인원, 생산·수출 현황)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비즈니스에 새로운 기술의 접목이 필요하다면 다양한 연구기관들과 접촉해 볼 수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전자부품연구원·전자통신연구원·한국과학기술연구원·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으로부터 다양한 기술정보를 얻고 필요한 경우 기술이전을 받을 수도 있다. 최근에는 기업체와 연구전문 기관과의 협업도 많아지는 추세다. 기술변화가 빠른 요즘, 모든 기술을 자체 개발하겠다는 것은 이미 뒤떨어진 생각이다. 자신의 사업에 필요한 요소 기술을 빨리빨리 찾아내 도입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 연구기관들을 잘 활용한다면 원하는 기술을 가장 빠른 시간 내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IT에 특화된 전문기관 들도 적지 않다. 한국정보사회진흥원·한국전자거래진흥원·문화콘텐츠진흥원·전자부품연구원·한국정보보호진흥원·한국소프트웨어 진흥원·전자통신연구원 등이다. 이들 기관은 해당분야에서 가장 많은 지식과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 업계 최신 동향·글로벌 이슈는 물론 다양한 정보를 구하고 산업화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다.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KOTRA와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진흥공단, 수출보험공사에 대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KOTRA는 무역진흥과 국내외 기업간의 투자 및 산업기술 협력을 지원하는 전문기관이다. KOTRA는 현재 73개국에 8개 지역본부, 100개 무역관을 운영중이다. 투자유치를 위한 ‘인베스트 코리아’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글로벌 코리아’조직을 통해 정보 습득, 현지의 상황 파악은 물론 다양한 마케팅 노하우, 전시회 참가 기회도 제공받을 수 있다. 수출보험공사를 활용하면 무역에 따른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고 해외 사업 파트너에 대한 신뢰를 얻을 수 있다. 환 변동에 대한 일정부분의 대응도 가능하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수출인큐베이터 등도 해외사업에 관심이 있다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산업기술평가원과 과학재단은 국가 연구개발 사업을 전문적으로 지원한다. 두 기관을 통해 산업자원부와 과학기술부의 국가 연구개발예산이 집행되는 창구다. 이를 위해 정확한 사전평가, 기획, 사후 관리 등에 대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신기술을 연구하는 대학이나 단체라면 이들을 통해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
한국산업기술재단·과학재단·과학문화재단 등은 우수 인력, 특히 이공계 전문인력 양성에 특화돼 있다. 이들 기관은 대학생은 물론 초·중·고생 등을 대상으로 이공계 문화 확산 캠페인을 펼치는 것은 물론 적절한 인력이 요소요소에 배치될 수 있도록 하는 맞춤형 인력활용 사업도 진행한다. 과학과 기술, 산업에 대한 대국민 인식 확산에도 힘쓰고 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