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폰 없는 사무실은 앙코 없는 찐빵!" 현대텔링스전자 배응철 대표

키폰이란 외부 전화를 가리키는 국선은 물론 회사 내에서 사용하는 내선을 각각 1개 이상씩 수용할 수 있는 교환기로 주장치와 전화기, 이를 연결해주는 선로, 부가장비로 구성된다. 상호간의 회선을 교환하거나 접속할 수 있는 교환 접속 장비인 키폰은 발신번호 표시나 저장, 대기기능 등의 편리한 다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보통 모든 회사에서 사용하고 있다.

현재 국내 키폰 시장 규모는 연평균 800억 원 수준으로 판매업체 수는 5~6곳 정도다. 그러나 키폰 제조 및 개발 일관체제를 갖춘 기업은 삼성전자와 LG-노텔 그리고 현대텔링스전자(대표 배응철 www.hdterlings.co.kr) 이렇게 3개사다. 나머지 업체는 중국ㆍ대만에서 생산된 키폰을 싼 값에 유통만 하고 있다.

“키폰과 교환기를 연구하면서 보니 우리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인데다 시장규모도 상당하더라고요. 키폰의 편리성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때문에 기업의 규모가 크든 작든 대부분 사무실에서 키폰을 사용하거든요. 삼성이나 LG-노텔도 키폰 사업을 유지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통신공학을 전공한 후 통신 업계에서만 20년 이상 몸담아 온 베테랑 개발자인 배응철 사장. 현대전자 통신연구소에서 키폰과 교환기 기술 연구 경력을 살려 그는 지난 2002년에 현대텔링스전자를 설립했다. 이 회사에서는 주로 10~60개 정도 내선을 수용하는 중소기업용 키폰 단말기와 교환기를 생산하고 있다. 전화 회선수가 몇 천 회선에 이르는 대용량 제품은 이미 대기업이 90% 이상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라 틈새시장 공략을 선택한 것이다.

“중소기업에서는 가격이 구매에 중요 요인으로 작용하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시장가보다 30% 정도 저렴하게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대기업 제품과 비교해 70%의 비용만으로 키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저가 전략에 사용자 편리성을 고려한 제품 차별화 전략을 동시에 구사했지요.”

현대텔링스전자의 핵심역량은 세계 최초로 선보인 하이브리드 기술이다. 보통 일반 전화기를 사용하다가 키폰으로 바꾸려면 교환기 내부 칩을 교체해야만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기술이 탑재된 교환기는 별도의 칩을 바꿔 끼우지 않더라도 키폰과 일반전화기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전화 회선 증설 시에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는 장점이 있다.

이 뿐 아니다. 보통 제공되는 발신번호 표시 및 저장 기능에 편리성을 더해준다. 타사 제품은 기능 버튼을 여러 번 조작해야 하지만 현대텔링스전자의 키폰전화기는 업다운 버튼만 누르면 곧바로 저장된 발신번호로 쉽게 연결된다. 또 스피커폰을 이용해 여러 명이 동시에 키폰으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또한 편안한 자세로 통화할 수 있게끔 받침대 각도를 연구해 키폰에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적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통신 기술이 꾸준히 진화함에 따라 키폰 시장 역시 차별화 기능 이외에 트렌드를 반영해야 할 시기에 이르렀다. “요즘 인터넷 전화(VoIP)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키폰 업체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IP를 기반으로 하는 키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삼성이나 LG노텔에서도 IP키폰 단말기 제품 라인업을 구축한 상태이고요.”

현대텔링스전자의 IP키폰 제품 라인업에 대해서 묻자 당분간 계획이 없다고 답변하는 배 사장. “현재 기술로 제공되는 IP키폰은 프로토콜 호환성 문제로 시장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에요. 게다가 키폰 시장을 이끄는 시스코가 소프트 스위치 형태의 IP 키폰 제품을 염두하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ISDN이 우리나라에 뿌리내리지 못한 것처럼 지금의 IP키폰도 건너뛰고, 소프트 스위치 기술 기반의 키폰으로 갈 거라 예상합니다.”

현재 선보이는 IP키폰이 키폰에 랜선을 연결해서 사용하는 거라면, 소프트 스위치 기술 기반의 키폰은 컴퓨터에 랜선을 연결하고 제공되는 소프트웨어가 교환기 역할을 하게 된다. 이를 통해 IP base 스위치를 기반으로 모든 통신기기에 키폰 기능이 제공되는 형식으로 기술이 진화할 것이라고. 현재 현대텔링스전자에서 리눅스 공개 버전을 확보해 관련 기술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소프트 스위치 기술 기반의 키폰은 앞으로 최소 5년 이후나 본격적인 시장이 열릴 겁니다. 따라서 현재 제품에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도록 기능이 업그레이드된 키폰을 꾸준히 선보일 생각입니다.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에 통신 보안이 가능한 키폰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암호화 기능을 추가해서 도청이 불가능하도록 말이지요. 또한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 개발로 수출용 모델을 발굴해서 우리의 선진 기술을 세계 키폰 시장에 소개할 겁니다.”

[전자신문인터넷] 김유리기자 yu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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