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주)LG의 100% 자회사인 서브원(대표 김태오)이 지난해 국내 최대 기업소모성자재(MRO) e마켓플레이스로 올라선데 이어 최근에는 축적한 주식배당금을 놀라운 규모로 늘려 눈길을 끈다.
지난 1분기말 현재 서브원의 배당가능이익금 규모는 1419억여원으로 모회사인 LG의 금융기관 차입금을 모두 해소할 수 있는 수준. LG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해 연내 갚아야 하는 유동성 장기부채가 지난 1분기말 기준 1500억원이다. 자회사인 서브원의 주식배당금만 받아도 지주회사 출범후 처음 무차입경영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서브원의 배당가능 이익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데는 매년 500억원 가까운 당기순익을 누적해 온 데다 지난해 ‘곤지암레저’를 인수합병 하는 등 자산 규모를 꾸준히 늘려왔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해도 서브원은 1조3212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 662억원, 당기순익 483억원을 기록하며 LG그룹 계열사 가운데 알짜배기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지난 2005년말 823억원에 달했던 배당가능이익금은 지난해말 기준 130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 1분기에는 1419억원에 육박하게 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례적으로 서브원이 지난 1분기말 결산당시 배당가능이익을 명시한 배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통상 상장 대기업들이 일년에 한차례, 많아야 반기별로 두번 배당가능이익을 명기하고 배당하는 관행을 감안하면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MRO e마켓 업계에서도 아직은 순익 규모가 적은 탓에 지난해 아이마켓코리아가 13억원을 배당한 정도다.
주변에서는 서브원이 조만간 지주회사인 LG의 자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모 대기업 재무담당자는 “어차피 비상장 회사이기 때문에 모회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언제든지 배당할 수 있고 100% 현금으로 반영된다”면서 “하지만 재벌계 관계기업치고는 극히 이례적인 관행”이라고 말했다. 서브원은 지난 2004년 당시에도 국내 MRO e마켓 가운데 최초로 100억원의 주식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LG가 서브원의 주식배당을 단행할 경우 연내 무차입경영을 선포하기 위한 충당금으로 활용하거나 다른 자회사들의 증자·인수 등 사업확장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 1분기말 배당가능이익 1419억원을 LG에 배당하면 LG의 지분 10%를 갖고 있는 구본무 회장에게는 140억원 이상의 현금이 돌아간다는 흥미로운 계산도 나온다. LG는 “분기별 배당가능이익을 표기한 것은 지금까지 매번 해오던 관행이며 투명성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아직은 (배당을 실시할지 여부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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