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휴대폰 국내 소비자 역차별 논란

 “휴대폰을 새로 사려고 며칠간 시장조사를 해서 모델을 골랐는데 카메라폰 기능이 떨어져서 고민 중입니다. 그 제품의 해외 모델처럼 카메라폰 기능이 좀 더 괜찮으면 두말 없이 살 텐데요.”

 최근 한 업체 관계자가 기자와 휴대폰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온 소리다. 한번 조사를 해봤다.

 LG전자가 요즘 없어서 못판다는 프라다폰의 해외 모델은 디지털줌 기능과 자동초점 기능을 갖춘 반면에 국내용에는 디지털줌과 자동초점 기능이 없다. 샤인폰도 마찬가지다. 국내 제품은 자동초점이 없는 데 비해 해외 제품은 자동초점 기능을 지원한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미니스커트 폰은 국내 모델과 해외 모델 간에 카메라폰 화소 수 차이가 난다. 국내 제품은 200만화소지만 해외 제품은 320만화소에 자동초점 기능도 구비했다.

 국내 역차별 논란이 나올 만하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단호히 고개를 젓는다. 해당 지역 소비자가 선호하는 기능이 있고 통신사업자마다 규격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출시된 미니스커트 폰은 해외 제품에 비해 화소 수는 떨어지지만 GPS 기능을 갖추고 있다”며 “국가 혹은 통신사업자별로 선호하는 기능이 달라 이를 맞춰주다 보니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한다. LG전자 역시 “국내 프라다폰은 DMB수신 기능을 갖춰 해외 출시 제품과 차별화된다”며 손사래친다.

 설명에 공감을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뭔가 찜찜한 것이 있다. 국내 소비자와 통신사업자는 좀더 비용을 지급하고 첨단 기능을 수용할 자세가 없는 것일까. 국내 휴대폰 산업이 이른 시일 안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기꺼이 비용을 치르며 최첨단 기능에 열광했던 국내 휴대폰 마니아 덕분이었다. 모토로라는 최근 야심작인 ‘레이저스퀘어드’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국내에서 출시키로 했다. 한국 휴대폰 마니아의 반응을 보기 위한 조치다. 사랑은 움직이는 거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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