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에도 비디오·음악플레이어·지도기능을 내장시키겠다.”(블랙베리 업체 RIM) VS “절대 안된다.”(AT&T) 그동안 밀월관계에 있었던 휴대폰 제조업체와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비디오·게임·동영상·지도 등 신규 수익원 서비스 시장이 열리면서 경쟁관계로 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7일 진단했다. 이통망을 통하지 않고 무료 혹은 저가 콘텐츠를 제공해 입지를 다지려는 휴대폰 업체와 자체 망을 통한 콘텐츠 서비스를 고수하려는 이동통신 사업자 사이의 팽팽한 신경전이 전개되고 있는 것.
◇제조업체, 이통사 ‘그늘’ 벗어나자=블랙베리 제조사인 RIM은 일반 소비자 시장 공략에도 나서면서 이통사를 통하지 않고 내비게이션·음악·포토·뉴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한 블랙베리를 속속 개발했다. 노키아·모토로라 등도 올초 위성항법장치(GPS)와 지도가 탑재된 신규 모델을 선보이고 자체 몰을 통해 판매에 나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블랙베리는 e메일 수신 등으로 이통사한테 막대한 데이터 이용료를 벌어주는 ‘효자’였다”면서 “그러나 블랙베리가 이용자 800만명을 바탕으로 독자 콘텐츠 서비스에 나서면서 경쟁적인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사업자 “아픈 추억 재현하고 싶지 않다”=이같은 움직임에 AT&T·스프린트넥스텔 등 이통사들은 매년 수 백만대의 휴대폰을 구매하는 ‘바잉 파워’를 바탕으로 강력히 저항하고 있다. 지도 기능이나 별도 게임 다운로드 기능이 탑재된 폰은 구매하지 않기로 한 것. ‘아픈 기억’ 때문이다. 통신사업자들이 90년대 말 통신장비와 네트워크 확충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지만, 실익은 아마존닷컴과 같은 서비스 업체들이 챙겨갔다. 게다가 최근엔 음성통화 매출마저 감소 추세에 있다. 신규 수익원인 콘텐츠 서비스 주도권을 내줄 수 없는 절박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아이폰’ ‘와이파이폰’ 출시로 확전 양상=미국의 경우, 소비자들이 주로 이통사를 통해 휴대폰을 사기 때문에 통신사업자의 입김이 센편이다. 그러나, 오는 29일 애플 아이폰이 출시되면 두 진영의 대결 구도는 달라질 전망이다. 아이폰은 이동통신망을 통하지 않고도 음악을 제공한다. 그런데도 AT&T는 애플의 아이폰을 공급받기로 했다. 방대한 아이팟 사용자 때문이다.
이제 두 진영 간 전쟁은 확전 양상이다. 노키아·HP·모토로라·RIM 등 제조업체들이 무선통신인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한 폰 출시를 줄줄이 예고하고 있는 것. 와이파이 폰은 이통망을 통하지 않고도 각종 콘텐츠를 기존 인터넷 망을 통해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AT&T 측은 공식적으로는 “소비자가 원할 경우에만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이미 노키아 측에 와이파이 기능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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