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데이터관리

한국주식회사는 전자제품을 생산해 여러 국가에 수출하는 중견 회사다. OO일 오전 영업팀장 요청으로 사장을 비롯해 물류팀장·고객지원팀장이 참석, 긴급회의가 열렸다. 제품(모델 A-300) 500개가 약속한 배송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도착하지 않았다는 브라운사의 항의가 왔기 때문.

 그런데 신규 고객인 브라운사의 주문을 접수한 영업팀 주장과는 달리 고객지원팀장과 물류팀장에게는 ‘브라보’란 이름으로 A-300 모델 주문이 접수돼 있다. 결국 이 두 건이 같은 주문인지 확인이 필요한 상태. 게다가 신규로 등록된 브라운은 지난 분기에 이미 주문실적이 있어 신규 고객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례는 회사에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마스터데이터(MD:고객·상품·공급사·자산·계정과목 등)가 통합적으로 관리되지 못한 채 각 시스템에서 별도 관리, 서로 다른 고객으로 인식될 때 나타나는 문제를 보여준다.

 고객 데이터가 잘못 관리될 경우 비즈니스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 고객별 매출 기여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음은 물론, 잘못된 마케팅으로 고객 충성도를 잃게 된다. 그리고 회사 내 부정확한 상품 데이터는 제품의 시장 지배력 약화와 비용 증가를 불러온다.

 통상 글로벌 기업은 기업 활동을 하기 위해 10∼100개의 시스템을 운용하는데 전사 차원의 데이터 관리 프로세스가 표준화되지 않아 시스템 변경에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든다. 이러한 문제 해결방안이 바로 MDM이다.

 MDM은 서로 다른 시스템에 흩어져 있는 MD를 통합, 기업의 모든 사용자가 업무에 활용하도록 해 기업이 신속하게 변화할 수 있게 해 준다.

해외에서는 이미 노키아·모토로라 등 수많은 기업이 MDM 프로젝트를 통해 전사 차원의 데이터 관리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 등 우리 기업도 진행 중에 있다. 이렇듯 MDM은 지원하는 시스템이 많아지면 필연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날로 증가하는 데이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역으로 데이터가 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철범 프론티어솔루션 상무 cbpark@frontie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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