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을 전후해서 지상파DMB 가입자가 500만을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 2005년 12월 서비스가 개시된지 18개월여만의 일이다. 과거 500만 돌파에 10여년이 걸렸던 이동통신서비스와는 차원이 달라 보인다. 그러나 지상파DMB가입자 증가 추이는 꼭 그렇게만 볼 일이 아니다.
현재의 단말기(DMB폰) 보조금 정책이나 모바일족들의 성향으로 볼때 지상파DMB가입자는 그 서비스 내용만 좋다면 500만 돌파는 시간문제 일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98년 1000만이던 이동통신 가입자가 불과 1년만에 2000만으로 늘어나지 않았던가.
따지고 보면 지상파DMB 만큼 우여곡절이 많았던 사업도 드물다. 알다시피 지상파DMB는 정통부가 책임지고 발굴한 차세대먹거리 가운데 하나이다. 노키아의 DVB-H, 퀄컴의 미디어플로와 함께 3대 휴대이동방송 규격으로 떠오르면서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서 세계 제패라는 꿈까지 함께 키웠다. 삼성과 LG와 같은 휴대폰제조사를 보유한 IT강국으로서 그런 야망은 전혀 이상한게 아니었다.
그러나 지상파DMB는 안으로 긁히고 깨지면서 현재까지 하루하루를 버티는데 급급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출발부터 본 서비스의 위축을 우려한 이동통신사업자들로부터 한동안 DMB폰 출시를 기피당했던게 그것이다. 서비스도 무료로 못을 박아버려 6개 사업자가 지난해 거둔 매출은 투자비의 1%대에 그치는 비참한 성적을 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입자를 불러 모을 부가서비스 개발은 엄두 조차 낼 수 없었을 것이다. 각종 제도의 벽 때문에 중계기 설치가 막히고 서비스 지역의 지방 확대가 늦어지는 것도 그렇다.
만약 이번주 정통부가 500만가이자 돌파를 ‘기념비적’이라며 자축이라도 한다면 그것은 상처뿐인 영광일 것이다. 상처를 치유할, 그래서 본래의 꿈대로 지상파DMB가 차세대 먹거리로서 구실을 할수 있는 새 비전도 함께 내놓기를 기대한다.
서현진정책팀장 j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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