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코리아 2010]5부-전자정부, SW수출 선봉에 선다②특허정보화

 ‘특허넷’, 세계로∼ 세계로∼.

 특허청의 특허행정정보화시스템 ‘특허넷(KIPOnet)’이 세계 시장에 공식적으로 도전장을 내민다.

 특허청이 LG CNS 등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와 함께 수출선단을 꾸리고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을 타깃으로 우리나라 전자정보 서비스 모델인 특허행정정보화시스템 수출 전선에 본격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특허청의 특허넷 수출선단은 연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출 선단 엔진 가동 =특허청 수출단은 우선 태국 지식재산센터(IP Center)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태국 특허청이 지식 재산 중장기 발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국형 모델을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우리나라 특허청과 공동협의 중이다.

 김일규 특허청 정보협력팀 사무관은 “기관간 지재권 정보센터 등 총 4개 센터 설립을 목적으로 양국 특허청이 200억원 규모의 컨설팅 및 정보시스템 구축 사업 관련 양해각서(MOU)를 오는 7월께 교환하고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또한 특허청은 특허넷 수출을 위해 지난 5월 합의한 한·베트남 정보화회의 결과를 토대로 9월께 사전타당성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진행 중인 인도네시아 정부를 대상으로 한 사전타당성 조사도 이달에 마무리짓기로 했다.

 특허청은 특허넷이 미국 특허청·유럽 특허청·일본 특허청 등의 선진국의 특허행정정보시스템과 일대일로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특히 한국형 특허행정정보시스템은 세계 개발도상국 특허청이 가장 선호하는 베스트 모델로 손꼽히고 있음을 확신하고 있다.

 ◇특허넷 수출 가능성 확인=김일규 특허청 사무관은 “선진국의 특허행정정보시스템은 오랜 기간 동안 구축한 대형 시스템인 탓에 투자여력이 부족한 개도국 환경에 적합하지 않다”며 “한국형 모델은 단기간에 구축이 가능, 개도국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특허청은 특허넷을 모체로 지난 2005년 개발한 ‘국제특허접수시스템(PCT-ROAD)’을 14개국에 WIPO와 공동으로 수출, 토종 특허넷의 수출 잠재력을 몸소 확인했다. 특허청은 △2005년 베트남 등 7개국 △2006년 말레이시아 등 5개국 △2007년 5월 남아프리카·쿠바 2개국에 각각 PCT―ROAD를 보급한 바 있다.

 특허청은 PCT―ROAD를 도입·운영 중인 14개 국가가 자연스럽게 특허넷 잠재 고객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특허넷 도입을 위해 현재 사전 타당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베트남·인도네시아가 바로 PCT-ROAD를 운영 중인 국가인 것이다.

 특허청 측은 “현재 스페인 특허청으로부터 약 1억원 펀드를 지원받아 스페인어 버전인 ‘PCT―ROAD’을 개발, 도미니카공화국·멕시코 등에 보급한다”며 “특허넷의 일부 기능을 추출한 PCT―ROAD 인기가 폭발적”이라고 설명했다.

 ◇철저한 시장 환경 분석=특허청 수출단은 철저한 시장 분석을 통해 잠재 수요 국가를 4단계로 잠정 구분해 놓고 있다. △1순위(사업우선국가)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2순위(사업검증국가) 말레이시아, 인도, 도미니카 △3순위(사업잠재국가) 폴란드, 루마니아, 체코 △4순위(기타 후보국가) 키르기스스탄, 우크라이나다.

 또한 미국·일본·유럽 특허청 등 경쟁자의 강점과 약점을 내부적으로 비교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특허청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특허 행정을 100% 온라인화함으로써 심사 처리기간을 29개월에서 9.8개월로 단축하고 이로 인해 연간 총 415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등 특허넷의 경제 파급 효과는 개도국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특허청 수출단은 이 같은 자신감을 내세워 선진국과 경쟁 체제에 들어간다. 풍부한 자금력과 장기간 축적한 해외 사업 경험을 앞세운 미국·유럽·일본 특허청과 정면 승부를 벌인다. 비록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비 해외 진출 경험과 자금 지원력이 부족하지만 개도국들이 한국형 특허넷의 우수성을 인정하는만큼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솔루션 육성에도 적극 나선다. 특허행정정보화 시스템에 탑재되는 시스템 소프트웨어(SW)는 최대한 국산 제품 사용을 원칙으로 삼았다. DBMS·웹서버·미들웨어·검색엔진·이미지파일관리·압축도구 등 시스템 SW는 외산제품을 활용하고 있지만 국산 제품 기능과 품질을 단계적으로 검증, 외산을 국산 SW로 대체할 계획이다.

◆특허넷은?

 특허청(청장 전상우)의 특허행정정보화 시스템 ‘특허넷(KIPOnet)’은 특허 출원부터 등록·심판 등 업무에 이르는 특허행정의 모든 과정을 전산화한 세계 최초의 인터넷 기반 전자 출원 시스템이다.

 특히 특허청은 IT 서비스 업체 LG CNS 등 국내 기업과 함께 개발, 지난 99년 운영에 들어간 ‘특허넷(KIPOnet)’을 올해는 세계 시장에 알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한글명 ‘특허넷’과 영문명 ‘KIPOnet’을 상표 등록함은 물론이고 도메인(www.kipo.net)을 확보, 브랜드 가치와 인지도를 높여 나가기로 했다.

 특허넷은 ‘안방 특허 출원 시대’를 연 전자정부 사업으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 특허청이 특허넷 운영을 계기로 종전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개념을 넘어 온라인으로 집에서 심사 업무를 시행하는 재택근무제를 전격 도입, 심사관들이 안방에서도 특허 심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특허청이 1년 365일 완벽한 특허 출원 전자민원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4위 출원 대국·온라인 전자출원율 세계 1위(92.2%)라는 위상을 갖추게 됐다.

 특허청 관계자는 “업무 집중도 및 효율성이 향상되고 예산 절감 효과도 거둠에 따라 지난 2005년 정부 혁신 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며 “일본 특허청·정통부·재경부 등 국내·외 20여 기관들이 특허넷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기고-이것부터 하자

: 특허청 최종협 정보기획본부장 

 ‘IT 강국 코리아’ ‘인터넷 보급률 80% 육박’ ‘인터넷 속도 세계 2위’ 등 최근 우리나라의 정보기술(IT)력을 대변하는 수식어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 안을 살펴보면 IT분야의 수출은 반도체, 패널, 휴대폰 등 몇몇 제품에 편중돼 있어 그리 균형잡힌 상태는 아니다. 더욱이 IT서비스 관련 소프트웨어(SW) 분야의 수출은 대기업조차 매출 대비 수출실적이 한 자릿수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전자정부 해외진출 사업 추진은 IT 서비스 수출 활성화를 위한 현실적인 방안이라 할 것이다. 정부가 실질적인 사용자로서 품질을 보증하고 여러 SW가 집적된 전자정부 모델을 수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자정부 수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먼저 공통모듈 표준화 및 브랜드화가 중요하다. 개별 대상국에 전자정부를 수출할 때 가능한 한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기초로 해 개발하고 이미 생성된 공통모듈을 표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통 모듈을 브랜드화해 인지도를 제고하는 과정 또한 필수적일 것이다. 공통 모듈은 국가별 전면 재개발에 따른 중복 투자를 피할 수 있고, 표준화 및 브랜드화는 향후 수출 대상국 확대 및 브랜드 마케팅으로 인한 수익증대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번 전자정부 수출은 국내 대형 업체와 중소 업체의 협력을 전제로 한 모델이다. 양 기업 집단이 전자정부 관련 국내 시장에서 상생의 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때 비로소 해외 수출 또한 성공모델로서 자리잡을 것이다.

 이와 함께 세계 시장에서 글로벌 IT 기업과 경쟁 시 사회·정치·문화·외교 등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 부처·재외공관·유관기관 등 전방위 지원체제 마련이 필요하다. 이런 지원 체제는 신속한 수출재원 마련, 재원의 성격별 사업 수주기간 단축, 수출대상국 정부와의 신뢰관계 구축 등 종합적인 지원 효과로 이어질 것이다. 이번 전자정부 수출사업을 통해 우리 IT 기업의 제품이 전 세계 곳곳으로 뻗어나가는 그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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