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기술계 23개 출연연구소가 공동 설립한 과학기술 전문대학원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존 학제와 차별화된 융합신기술분야를 집중 연구하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총장 정명세 www.ust.ac.kr)이다. 출연연 소속의 박사급 전문인력을 교수로 활용하고 각 연구소의 실험장비, 프로젝트를 공유하는 등 철저히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고급 과학기술인력 양성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03년말 설립돼 4년째 신입생을 받고 있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는 별도의 학과설치 없이 기존 대학이 운영하기 어려운 신생융합기술 분야 전공만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 학부 과정없이 석·박사과정만 운영하며 현재 300여명의 학생이 재학중이다. 학생들을 참여연구기관의 연구프로젝트 및 산업현장에 참여시켜 현장연구 중심의 심도있는 전공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강점이다.
입학생 전원에게는 기숙사를 제공하고 등록금 전액이 면제된다. 별도의 장학제도를 통해 석사과정에 최소 월 90만원, 박사과정자에게는 120만원의 학업 장려금도 지급하고 있다. 해외 연수기회 제공은 물론 졸업후 정부출연연과 산업체 연구소 등과의 취업 연계도 매우 활발하다.
운영 방식도 다른 일반 대학과는 큰 차이가 있다. 출연연 연구인력을 교수로 활용한 겸임교수제도를 통해 총 864명의 교수를 확보했다. 반면 상근 교직원 수는 15명에 불과하다. 교육도 학교 본부가 아닌 각 연구소, 각 겸임교수를 찾아가 철저히 현장에서 이뤄진다. 별도의 학과는 없고 가상공학·나노재료공학·신에너지기술·핵융합기술·지능형로봇공학·e비즈경영학 등 총 53개의 전공과정만을 운영하고 있다. 로봇응용공학 등에는 23명이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지만 대부분의 보통 전공과정에는 5명 내외가 집중 교육을 받는 형태다.
UST의 장재중 사무처장은 “이공계 대학원에 대한 인기가 많이 시들해졌지만 현장위주의 교육, 우수한 장학제도 등으로 우리 학교의 입학 경쟁률은 매우 높은 편”이라며 “산업체·연구소 인력의 재교육 기관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UST에서는 철저히 주·야간 교육을 병행하는 석사·박사 학위과정이기 때문에 다른 업무와 병행해서 교육을 받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실제 UST재학생들은 70% 정도가 학부과정을 마치고 바로 대학원에 진학한 경우다. 나머지 인력들도 휴직이나 퇴사를 하고 교육을 받고 있다. 내국인 학생은 국내외 66개 대학 출신 230여명이며 19개국에서 다양한 외국인 학생들도 재학중이다.
졸업생들은 삼성종합기술원·LG전자·전자통신연구원·일진전기 등 연구소·기업체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입사한 이강용씨는 “일반 학교에서 다룰 기회가 없는 고가의 장비나 기자재를 연구소 현장 교육을 통해 경험해 본 것은 큰 재산”이라며 “출연연에서 생생한 현장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는 인식으로 여러 기업체·연구소에서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UST는 독특한 운영체계로 각광받고 있지만 별도의 오프라인 학교시설은 미흡한 편이다. 현재 대덕연구단지내 기초과학지원원구원에서 약 60평의 공간만을 무상 임대받아 사용하고 있다. UST는 본부건물 추진사업을 통해 정부 예산을 확보하고 부지 매입 가계약을 체결하는 등 오는 2009년 별도의 학교 본부를 마련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설립에 참여한 23개 연구소
국방과학연구소·한국건설기술연구원·한국과학기술연구원·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한국기계연구원·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한국생명공학연구원·한국생산기술연구원·한국식품연구원·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원자력의학원·한국전기연구원·한국전자통신연구원·한국지질자원연구원·한국천문연구원·한국철도기술연구원·한국표준과학연구원·한국한의학연구원·한국해양연구원·한국화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