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코리아 2010]5부-전자정부, SW수출 선봉에 선다①조달정보화

올해는 전자정부 서비스와 소프트웨어(SW)을 하나로 묶는 선단형 수출 원년이 될 전망이다. 전자정부 모델을 해외로 수출하는 정보기술(IT) 선단형 수출 산업단이 출범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산업단은 공공기관·IT서비스업체·SW업체 등 민·관으로 구성, 우리나라 대표 전자정부 서비스 모델을 해외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 같은 선단형 수출 전략을 통해 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SW업체는 지지부진한 수출 활로를 찾고 IT서비스 기업은 내수 시장이 세계 시장의 1% 정도에 불과한 탓에 기업 성장 한계성을 해외에서 극복하는 전기를 마련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조달정보화, 지방행정정보화, 우정현대화, 관세정보화, 특허정보화, 항만물류정보화, 무역정보화 등 현재 운영 중이면서 우리나라가 해외에 내세울 만한 전자정부 서비스 모델을 중심으로 수출 전략과 현황 등을 살펴본다.

 

 조달 관련 절차를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온라인에서 처리하는 세계 유일의 시스템. 조달청의 나라장터를 지칭하는 말이다.

 조달청 정보기획팀 정재은 서기관은 “일부 국가들이 조달 업무 일부를 전자화하고 있지만 조달의 모든 프로세서를 온라인에서 처리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세계은행(IBRD)이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개발 금융 지원을 위해 개최한 행사장에는 우리나라 조달청이 언제나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정 서기관은 “금융지원시 자금이 투명하게 사용되야 하는 만큼 IBRD가 나라장터를 소개하고 개발도상국 관계자들도 나라장터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며 “나라장터가 클린 프로큐어먼트(Clean Procurement)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달청은 이같은 탄탄한 해외 인지도를 기반으로 올해 나라장터 구축업체인 삼성SDS 등 IT서비스업체와 세계 전자조달 서비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기로 했다. 조달청은 지난 5년 간의 나라장터 운영 노하우와 나라장터에 탑재된 국산 SW를 베트남 등 해외에 수출할 계획이다.

 조달청 관계자는 “지난 2004년부터 나라장터 베트남 수출을 위한 협의를 진행, 현재 수출 타당성 조사를 마쳤다”며 “내년 1월 전자조달 서비스 수출 활동에 착수, 나라장터 수출 1호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장 현황 및 고객 분석=포레스터 리서치(2005년)는 세계 전자조달서비스 시장 규모를 지난해 약 2조원, 내년에는 2조250억원에 달하는 등 연평균 5.4%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성장 요인으로 개도국의 전자조달서비스 요구 급증이 지목되고 있다.

 개도국들이 공공부문의 조달 서비스에 대한 투명성을 점차 중요하게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도국들은 제조 원가 및 서비스 구입비용 절감을 위해 전자정부 서비스 관련 솔루션 도입을 지속적으로 늘릴 전망이다.

 전자조달 솔루션 도입 의향은 아시아와 유럽 지역에서 높게 나타난다. 유럽과 아시아 지역 소재 기업 및 공공기관 10곳 중 4곳이 전자조달 솔루션 도입을 고려하고 있거나 실험 운영중인 것으로 포레스터 리서치는 파악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경우 서비스·공공·유통 등의 부문 순으로 도입 의향이 높게 나타났다.

 ◇나라 장터가 넘어야 할 경쟁사=전자조달 서비스 시장은 대부분 글로벌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e입찰(Tendering) 솔루션’ 부문은 아리바(Ariba)와 엠프토리스(Emptoris)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 뒤를 오라클·SAP 등 패키지 벤더와 퍼펙트(Perfect)·프로큐리(Procuri) 등 ASP벤더가 잇고 있으며 이들 벤더의 시장 진입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e구매(Purchasing) 솔루션’ 부문에서도 아리바·오라클·SAP·피플소프트 등 라이센스 벤더들이 시장에서 선두그룹을 유지하고 있다. 케테라(Ketera)·ICG 등 호스팅 벤더들이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지만 핵심 기능에 대한 차별성은 크지 않다.

 또한 제품 기능 측면에서는 아리바가 가장 우수하고 오라클·피플소프트·SAP 순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 제품 및 시장 전략 측면에서는 오라클·SAP가 가장 우수하고 아리바가 그 뒤를 잇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글로벌 출사표 던진 나라장터=조달청의 나라장터 시스템 구축에는 컨설팅 비용을 포함, 247억원이 투입됐다. 나라장터 시스템에는 5년 전 외산 브랜드 선호 탓에 외산 패키지 SW 비중이 국산 패키지 SW보다 약 4.5% 높은 편이다. 국산 패키지 SW가 7.2%(17억 7000만원), 외산 SW 패키지가 11.7%(29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조달청의 나라장터 선단형 수출 품목은 응용 SW, 패키지 SW, 시스템 SW 등이 해당된다. 응용 SW에서는 다음소프트의 인터넷고객 지원 솔루션, 지산소프트의 전자카탈로그 솔루션 등이 탑재됐다. 또한 개발 SW에서는 다음소프트의 통합검색솔루션, 메타빌드의 XML 데이터 미들웨어 솔루션 등의 국산 SW가 적용됐다. 이와 함께 시스템 SW에서는 한국정보인증의 PKI 기반 공인인증시스템, 윈스테크의 침입차단시스템, 아라기술의 초고속 캐시솔루션 등의 국산 제품이 나라장터에 활용됐다.

 조달청은 나라장터 시스템에서 웹서버, WAS(웹응용서버), DBMS(DB관리시스템), XML(전자문서유통솔루션), 서버보안, 데이타 복구 등 등의 주요 SW의 경우 외산이 차지하고 있지만 이를 국산으로 대체, 수출할 계획이다.

◆투명성·효율성의 대명사 ‘나라장터’

 조달청(청장 김용민)의 나라장터(www.g2b.go.kr)는 모든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공공 조달 관련 모든 업무를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사이버 장터(국가 종합전자조달시스템)’로 대국민 서비스 혁신 성과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나라장터와 관련 OECD는 지난 2004년 더 이상 개선 조치가 불필요한 최상의 수준으로 평가한 데 이어 UN국제표준화기구는 지난 2005년 나라장터 전자조달 절차를 국제표준으로 선정, 명실공히 국제기구로부터 투명성·효율성의 대명사로 불린다.

 조달청 나라장터는 정보화를 통한 조달행정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자 전자정부 11대 사업의 하나로 개발이 추진됐으며 지난 2002년 10월 개통, 현재까지 정상 운영되고 있다. 현재 나라장터는 민간기업이 공공기관과 거래할 경우 온라인 상에서 단일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민간기업은 나라장터 한 곳에서 공공조달에 관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 더러 나라장터에 한번 등록하면 모든 기관의 입찰에 참가할 수 있다.

 금융기관·보증기관·관련 협회 등 80개 기관의 시스템과 연계, 필요한 정보를 공동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2006년 말 현재 3만5000여 공공기관과 16만여 기업이 나라장터를 이용하고 있다. 나라장터에서 거래되는 금액은 무려 연간 44조원에 달한다.

 또한 조달청은 나라장터를 운영, 조달행정의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모든 입찰정보가 공개되고 정보공개 확대로 담합 등 불공정 행위가 근절돼 조달행정이 유리알처럼 투명해지는 성과를 거뒀다.

 조달청은 이와 함께 나라장터 구축으로 연간 4조5000억원의 거래비용 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관청 방문에 따른 비용을 절감하는 등 민간기업의 비용 절감이 4조원, 나머지 5000억원은 업무처리 개선에 따른 공공기관의 비용부담 경감이다.

 조달청 정보기획팀 정재은 서기관은 “업체등록, 입찰, 계약, 납품 및 검사확인, 대금지급 등 모든 조달절차가 온라인상에서 전자적으로 처리되고 관련 문서를 온라인으로 교환하는 시스템은 세계에서 나라장터가 유일할 정도로 투명성과 효율성의 대명사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

◆기고-전자정부 이제는 해외로 나갈 때다

: 강동석 한국정보사회진흥원 전자정부지원단장 kds@nia.or.kr

 최근 정부에서는 우정·전자조달·지방행정·관세·특허·항만물류 등 6대 IT서비스 전략분야를 선정, 전자정부 서비스와 소프트웨어(SW)을 하나로 묶는 선단형 수출모델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선단형 수출은 무엇보다 품질 인정과 레퍼런스 확보라는 높은 벽을 넘지 못한 SW 기업이 해외시장에 발을 들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점에서 국내 IT서비스 산업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전자정부는 유엔(UN)에서 세계 5위로 평가할 정도로 그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기술뿐만 아니라 각종 대국민 지원 서비스도 뛰어나 다른 국가들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을 정도다. 이런 이유로 전자정부 서비스의 선단형 수출 전략은 그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하지만 기존 전자정부 서비스의 핵심 SW들이 대부분 외산인 실정을 감안하면 선단형 수출의 성과와 관련해 우려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선단형 수출의 성공을 위해 몇 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먼저, 선단형 수출의 전략 분야를 확대하되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 전자정부는 국가단위 서비스로 시장이 극히 제한적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업무 프로세스가 국제적으로 표준화되어 있는 서비스일수록 시장이 넓어져 성공 가능성이 높다. 기존의 전략분야 중에서 조달·특허·관세 등이 이 범주에 해당되며 전자무역·예산회계 등이 추가되면 좋을 것이다.

 또 기존 외산 SW 기반의 전자정부 서비스를 국산 SW 기반의 패키지 형태로 재개발할 필요가 있다. 한번 개발하면 수출대상국이 바뀌더라도 재개발할 필요성이 없어져 장기적으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상당한 초기투자와 시간이 요구되므로 일정부분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든다.

 마지막으로, 수출대상국의 현지기업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어느나라나 자국의 중요한 전자정부 서비스 개발을 전적으로 외국기업에 맡기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다. 전자정부 서비스를 수출할 경우 현지화는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우리 기업은 국산 SW 기반의 패키지 형태로 전자정부 서비스를 수출하고, 현지기업은 현지화와 향후 운영 및 유지보수를 담당한다면 상호 윈-윈 전략이 될 것이다.

 이제 정부가 전자정부 수출호에 선단형이라는 돛을 달았으니 IT서비스업체, 전문 SW기업들이 합심하여 노를 저어 해외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의 전자정부가 해외에서 빛을 발할 때, ‘내일이 가장 먼저 오는 나라’ 대한민국 전자정부가 만드는 우리의 미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