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IT부품업체 직원은 철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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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톱 경기도에 위치한 휴대폰 안테나 제조사인 A사 사장. 그는 요즘 젊은 연령대의 생산직 직원을 붙들 수 있는 묘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생산성이 오를 만하면, 사표를 던지는 직원들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경북 구미 케이스 업체 B사. 최근 원청업체로부터의 주문량이 줄면서 사업장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라인 생산직 직원들은 어쩔 수 없이 다른 일자리를 찾아보고 있다.

올 들어 5인 이상 중소 기업에서 근무하는 생산직들의 이동이 잦아지고 있다. 보다 좋은 근무환경을 찾아 떠나는 ‘자발적 이직’은 물론 해당 기업의 경영난에 따라 불가피하게 회사를 떠나는 ‘비자발적 퇴직’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전자부품 제조업체들의 이직률은 일반 제조업 평균치를 웃돌고 있으며, 단순노무직 및 기능직 인력들의 회사 이동 역시 사무직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노동부가 집계하는 매월노동통계자료에 따르면, 전자부품 제조업체의 이직률은 일반 제조기업 이직률 평균수치보다 높았다. 전자부품 제조업체의 이직률은 지난 2006년 11월 2.29%, 12월 2.42%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들어 2007 1월(2.71%), 2월(3.15%), 3월(3.41%) 등 연속 3개월 상승했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 5인 이상 중소기업 9600개 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 단순 노무직의 이직률이 25%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기능직(21.8%), 기술직전문가(12.6%), 사무관리직(11.9%) 순으로 조사됐다.  

휴대폰 부품업체 P사의 한 관계자는 “상당수 휴대폰 부품 공장이 문화편의 시설이 없는 지방에 위치하고 있어 엔터테인먼트 및 문화적 욕구가 강한 직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돈을 벌기 위해 특근수당을 지급하는, 소위 잘 나가는 회사로 일손이 몰리는 현상도 잦다. 구미에 위치한 휴대폰 케이스 업체 고위관계자는 “공장가동률이 줄어 비자발적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하지만 일부 생산직 직원들은 잔업 및 특근수당이 있는 일자리를 찾아 옮겨다닌다”고 설명했다.

 노동부 노동통계팀 관계자는 “전자부품의 이동이 타 분야에 비해 많은 편이며, 구미의 경우 10명 이상의 직원들이 한꺼번에 옮기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숙련공들의 잦은 이직은 향후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안테나 제조사인 A사의 경우, 중국에 비해 생산직 직원들의 이직률이 높아 숙련도 저하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공장의 이직률이 15%인 반면 한국 공장은 3배에 달하는 45%를 기록하고 있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저숙련 인력들은 입직률뿐 아니라 이직률이 높은 편”이라며 “단순 노무직 등의 인력에 대해 기업들이 높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도 이직률 상승의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