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DMB 양방향 데이터방송 `개점휴업`

 지상파DMB 활성화 방안으로 기대를 모아온 양방향 데이터방송이 유명무실해질 위기에 처했다. 시스템·통합포털 구축과 단말기 개발 등 준비는 완료됐지만 서비스를 구현해줄 단말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21일 관련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DMB 양방향 데이터방송 상용서비스가 개시된 지 두 달이 가까워오지만 이동통신사의 단말기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기대를 모았던 서비스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빠졌다.

 이에 앞서 지상파DMB 사업자 단체인 지상파DMB 특별위원회와 이동통신사인 KTF는 지난해 12월 통합포털을 구축하고 양방향 데이터방송 시범서비스에 나선 데 이어 올 3월 상용화에 나섰다.

 그러나 현재까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는 LG전자가 개발한 한 개 모델(LG-KB2700)뿐인데다 이달 초 이 제품을 출시한 KTF도 일반 판매는 하지 않고 있어 절대적인 단말기 부족사태를 겪고 있는 것. 게다가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지상파DMB 데이터방송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지상파DMB 사업자, 단말기 제조사 등이 단말기 유통을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양방향 데이터방송은 그동안 광고 외의 특별한 수익모델이 없는 지상파DMB 사업자에게는 새로운 수익모델로, 이용자에게는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각각 기대를 모아왔다.

 김윤섭 지상파DMB 특위 사무국장은 “단말기 보급이 안 돼 콘텐츠 개발과 서비스 활성화가 지연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사례가 없어 지상파DMB 데이터방송이 활성화되면 지상파DMB의 해외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업계에서는 KTF가 단말기 출시에 미온적인 것은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인 ‘쇼’에 올인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LG전자의 ‘LG-KB2700’가 2세대(CDMA) 단말기여서 ‘쇼’ 홍보와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는 KTF로서는 공급확대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TF 측은 “LG-KB2700은 특정 유통망으로만 출시됐다”며 “이달 말까지 판매 동향을 보고 일반 유통망 공급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상파DMB폰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며 “‘쇼’ 때문에 지상파DMB폰을 출시하지 않는다는 것은 오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정구 정통부 방송위성팀장은 “지상파DMB 활성화를 위해 정부도 노력하고 있지만 사업자의 전략과 사업내용까지는 개입할 수 없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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