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가 사상 처음으로 TV용 LCD 패널 가격을 인상했다. 특히 LG필립스LCD는 LG전자, 필립스 등 글로벌 TV업체를 상대로도 가격 인상을 추진 중이고 삼성전자도 동참할 의사를 밝히고 있어 TV용 패널 가격 반등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필립스LCD(LPL)는 최근 국내 중소 TV업체와 주요 대리점에 32인치 TV용 LCD 패널 가격을 지난달보다 3∼5달러가량 올린 5월 가격표를 통보하고, 인상된 가격에 패널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또 LG전자·필립스 등 주요 TV업체에도 똑같은 가격을 제시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중소 TV업체 한 관계자는 “LPL이 모니터와 노트북PC용 LCD 패널을 계절적 성수기에 맞춰 올린 사례는 있지만 꾸준히 내려온 TV용 LCD 패널 가격을 인상한 적은 없다”며 “최고 10달러가량 오른 가격에 수급계약이 이루어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LPL은 42인치 이상 대형 TV용 패널 가격의 경우 지난달보다 소폭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LPL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달 들어 32인치 TV용 패널 가격을 소폭 올려 공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42인치 이상 대형 패널의 가격 인상은 아직 계획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뉴스의 눈
LPL의 가격 인상은 ‘TV용 패널 가격은 절대 오르지 않는다’는 공식을 깨뜨리는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이미 지난달 CPT·한스타 등 대만 중소업체가 가격인상을 단행했으나, 출하량도 적고 영향력도 미미했다. 하지만 LPL은 출하량 기준으로 세계 정상을 지키고 있고 인상 대상이 중소는 물론이고 메이저 TV업체까지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체 시장의 물줄기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 무게를 얻고 있다. 관건은 삼성전자 동참 여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시장상황에 따른 가격인상 방침을 밝힌 바 있다.
32인치에 한정된 인상 모델이 40인치대 대형 사이즈로 확대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번 인상이 노트북 패널의 가격반등으로 업체들이 TV패널 대신 모니터와 노트북 패널 생산량을 늘리면서 일시적인 공급부족 현상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40인치대 TV용 패널은 주로 7세대 이상 전용라인에서 생산돼 노트북PC 물량증감과는 무관하다는 지적이다. 32인치보다 수익률이 좋은 40인치대 패널 대중화가 지상과제인 LCD업체들도 32인치는 올리돼 40인치대를 낮추는 이중가격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도 높다.
아무튼 LCD업계는 긴 ‘불황터널’을 서서히 벗어날 전망이다. 김성인 키움증권 상무는 “노트북과 모니터 패널이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강보합세를 보이던 TV패널 가격 일부도 인상되면서 LPL은 2분기 중반부터 영업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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