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사원인 직장인 A씨는 최근 휴대폰에서도 유선 웹사이트를 볼 수 있는 풀브라우징 서비스에 가입했다. 그러나 일반 웹사이트를 휴대폰에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웹사이트 전부를 휴대폰에서 볼 경우 글씨가 너무 작아져 보이지 않은데다 확대해 보면 화면 이동이 불편했다.
이처럼 휴대폰에서 웹사이트를 보기 불편한 가운데 이를 해소하고자 모바일기기만을 위해 만들어진 ‘닷모비’(.mobi) 사이트, 이른바 미니 웹의 효용성이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국내 무선인터넷 산업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선인터넷 촉매제 기대=무선인터넷의 활성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바일 솔루션 및 콘텐츠 업계는 미니 웹이 무선인터넷 산업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일반 웹사이트를 볼 수 있도록 풀브라우징을 지원하는 휴대폰이 쏟아지고 있지만 휴대폰에 최적화된 웹사이트 수는 현격히 부족해 휴대폰 사용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의 경우 웹 표준을 지키지 않는 비표준 사이트가 많아 풀브라우징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휴대폰으로 일반 웹사이트를 서핑하는 것은 널판지 하나 붙잡고 대양을 표류하는 것과 같다’는 불만까지 나올 정도이다.
모바일 솔루션 업체의 한 관계자는 “휴대폰 화면에 맞게 최적화 되어 있고 사이트간 이동이 쉬운 닷모비가 무선인터넷 산업을 부흥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닷모비 도메인 등록 늘어=외신에 따르면 2006년 10월부터 휴대폰 전용 사이트인 닷모비 상용화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전세계 104개 국가에서 50만개 이상의 닷모비 도메인이 등록됐다.
국내에서도 닷모비 도메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업체들은 5월 현재 3000여개 사이트에 대한 닷모비 도메인 등록을 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가운데에는 네이버(naver.mobi)·다음(daum.mobi) 등 포털사이트는 물론 SK텔레콤(nate.mobi)·KTF(ktf.mobi) 등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 업체들은 아직 닷모비 사이트 구축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풀브라우징을 지원하는 휴대폰이 확산되면 닷모비 사이트를 구축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도메인 등록기관인 가비아의 한 관계자는 “꽃집이나 부동산 등 중소형 업종에서 닷모비 사이트 등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며 “전문 사이트가 닷모비 사이트를 통해 활성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별도 사이트 운영은 비효율적”=하지만 기존 웹사이트외에 모바일용 사이트를 별도로 운영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풀브라우저 업체인 오페라코리아의 전민근 사장은 “모든 인터넷 콘텐츠와 서비스가 PC 베이스에 맞춰져 있어 휴대폰 사용자들도 일반 웹사이트 접속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일반 웹사이트를 최적화해 휴대폰에서 볼 수 있는 기술이 구현된다면 굳이 모바일 전용 사이트의 구축은 필요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같은 부정적인 의견과 휴대폰 뿐만 아니라 기타 이동형 기기도 인터넷 접속 환경이 구축되면 닷모비 사이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엇갈리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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