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영 기자의 피츠버그 통신]아이튠스의 끝없는 질주는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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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디지털음악 서비스 아이튠스의 질주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아이튠스를 통해 디지털 싱글 음악을 독점공개한 지 일주일 만에 다운로드 10만회를 기록하며 ‘빌보드 톱10’에 진입한 가수 캐리 언더우드.

애플 마니아인 같은 과 친구가 아침부터 호들갑이다. CD 발매 없이 아이튠스에서만 공개된 디지털 싱글이 발매되자마자 ‘빌보드 차트 톱10’에 진입했단다.

화제의 곡은 스타 발굴 프로그램인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의 여성 가수 캐리 언더우드가 부른 ‘너의 곁에 있을게(I’ll stand by you)’. 아이튠스에 공개된 지 일주일도 안 돼 10만번 이상 다운로드되며 빌보드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메리칸 아이돌의 특별 공연에서 사회자가 판매 수익을 봉사재단으로 보낼 것이라고 공표했기에 호응은 예상됐지만 실제 성과는 기대를 훨씬 넘어섰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노래 한 곡이 1억원의 기부금을 모은 셈이다. CD 판매 수익을 기부했어도 가능했을까. 디지털음악 시장, 아니 전체 음악 시장에서, 이제는 나아가 사회적인 면에서까지 아이튠스의 힘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관련 기사 검색 도중 공교롭게도 지난주가 애플의 음악 사업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운 시기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03년 4월 28일 문을 연 아이튠스가 한 주 동안 소비자들의 평가를 받은 시기다. 그리고 5월 5일. 애플은 아이튠스가 문을 연지 일주일 만에 100만곡을 팔았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후 아이튠스는 서비스 개시 1년 2개월 만에 1억곡, 3년 만에 10억곡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디지털음악 시장의 모든 역사를 새로 썼고 4년 만인 지난달 기준으로 누적 판매량 25억곡을 기록하며 끝없는 질주를 하고 있다.

이같은 질주가 언제까지 이어질까. 승승장구해온 아이튠스지만 고민은 있을 것이다. 누적 판매량 1억대를 돌파한 음악 플레이어 아이팟에 담긴 음악의 3%만이 아이튠스에서 구매한 것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아직 유료 구매율 자체가 그리 높지는 않다. 애플 스스로 불을 댕긴 DRM 해체 분위기가 확산하면 아이튠스와 아이팟의 연계 전략도 그만큼 약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4년 전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시장 상황도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돌아보면 걱정보다는 앞으로 애플이 보여줄 전략에 오히려 기대를 걸게 된다. 한편으로는 한때 우리 디지털음악 업계가 아이튠스를 뛰어넘을 잠재력을 가졌다고 굳게 믿어온 기자의 생각이 지금은 많이 바뀐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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