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애니메이션 업체들이 수상하다.’
일부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본업인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펼치는 최근 행보는 본질에서 벗어나는 양상이어서 관련 업계의 우려감을 높이고 있다.
◇코스닥 애니메이션 업체에 어떤 일이=최근 몇몇 사례만 보더라도 상식에 다소 벗어나 있는 게 이른바 코스닥 애니메이션 업체들의 행보다.
일례로 애니메이션 전문업체 디유하이텍(대표 오의진)는 지난달 23일 애니메이션사업부 산하 선우프로덕션의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또 2002년 말에 상장한 애니메이션 업체 선우엔터테인먼트는 작년 지능형 로봇 기업인 동양ANI를 인수하면서 디유하이텍으로 사명을 바꿨다. 하지만 상장 변경 1년 만에 애니메이션사업 부문 산하의 선우프로덕션을 분리함으로써 선우엔터테인먼트는 디유하이텍과는 별개의 비상장 기업으로 되돌아 갈 준비를 하고 있다.
◇OEM 기반 성장 한계인가=애니메이션 기업 중 코스닥 상장을 한 업체는 한신코퍼레이션, 코코엔터프라이즈, 선우엔터테인먼트, 대원미디어 4곳이다. 이들 기업은 해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OEM을 기반으로 성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OEM 수주 물량이 중국, 베트남 등으로 빠지면서 기업의 수익성이 점차 악화되자 다른 사업 분야로의 진출을 모색했지만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이 약해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신코퍼레이션의 경우 상장 후 연예매니지먼트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했지만 결국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됐다. 코코엔터프라이즈 역시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OEM 기업 중 하나였지만 현재 이 회사 매출에서 애니메이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남짓. 대부분의 매출이 돈육, 바이오 관련 등 애니메이션과 무관한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이 대안=대원미디어는 상장기업 중 가장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예다. 대원미디어는 OEM보다는 해외 애니메이션 판권 수입에 집중했고 자체 채널 등 유통망을 갖추고 있다. 작년 대원미디어의 매출은 304억원이고 2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대원미디어의 한 관계자는 “국내 수요가 한계가 있음을 파악해 해외 쪽으로 눈을 돌린 게 성장의 동력”이라고 분석했다. 디자인스톰과 공동 제작한 ‘아이언 키드’가 올 가을 미국 전역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여기에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머천다이징 사업을 동시에 진행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선우엔터테인먼트는 상장 자체가 애니메이션 사업에 특별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비상장 기업으로 새로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강문주 선우엔터테인먼트 이사는 “상장 이후 1∼2년간 외형을 키워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며 “비상장 기업으로 다시 출발해 창작 애니메이션의 해외 수출과 애니메이션과 연관된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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