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이슈 진단]휴대이동방송 `현주소`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내 DMB 서비스 시장 전망

 ‘손안의 TV’ 세상이 열리고 있다.

지구촌이 휴대폰을 통한 TV서비스에 열광하고 있다. 불과 2년, ‘휴대 이동방송’을 상용화한 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유럽 심지어 중국까지 표준 경쟁에 가세했다. 소니에릭슨은 “앞으로 2년 내에 전 세계 휴대폰 사용자 가운데 3분의 1이 이동 중에 TV를 보게 된다”며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 휴대 이동방송 상용화 2년

휴대 이동방송은 언제 어디서나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로 3세대(3G)망 혹은 별도 이동통신 망을 통해 즐길 수 있다. 지금은 위성과 지상파 ‘DMB’로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통신망을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출발점이다. 국내에서는 2002년부터 SKT ‘준’, KTF ‘핌’과 같은 형태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역시 진정한 손안의 TV는 방송망을 통한 서비스를 말한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전송 방식과 콘텐츠 제작, 기술 제약으로 휴대 단말기로 TV프로그램을 구현하기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 두 방식 모두 전 세계에서 앞서가고 있다. 2002년 스트리밍 서비스에 이어 2005년 5월 1일 전용 방송망을 통한 티유미디어가 ‘위성DMB(S-DMB)’를 상용화했다. 일본에 이어 두 번째였다. 이어 지상파DMB가 같은 해 12월 전파를 쏘아 올렸다. 지난 3월 기준으로 지상파 단말기 보급 대수는 399만2000대, 위성DMB는 113만대에 달했다. 가입자도 5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95년 케이블TV 가입자가 12년만에 1400만, 2002년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 가입자가 5년 만에 200만 가입자를 확보한 것과 비교할 때 놀라운 확산 속도다.

  # 글로벌 표준 전쟁 점화

전 세계적으로 치열한 표준 전쟁이 진행 중이다. 유럽에서는 노키아가 주도하는 ‘DVB-H’가, 미국은 퀄컴 ‘미디어플로(FLO)’ 가, 일본은 ‘원세그(ISDB-T)’가 인지도를 얻고 있다.

먼저 미국은 서로 다른 표준이 독립적으로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스프린트와 퀄컴은 이미 독자 네트워크 구축을 선언한 상태다. 버라이즌도 퀄컴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유럽은 3G 기반 스트리밍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한 데 이어 최근 이탈리아·프랑스·독일 등이 휴대 이동방송을 상용화했다. DVB-H 플랫폼이 다소 우세한 가운데 T-DMB가 경쟁 표준으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미디어플로가 주도권 경쟁에 가세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의 MBCo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위성DMB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단말기 부재와 제한된 수신 지역으로 결국 실패로 끝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HK 등이 ISDB-T를 통해 휴대 이동방송인 원세그를 제공 중이며 2006년 1월 본 방송을 시작한 이후 가입자가 70만명을 넘은 상태다.



 # 중국의 향배는

표준 경쟁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중국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중국은 DVB-H(유럽), T-DMB(한국), DMB-T/H(중국) 3개 기술 표준이 경쟁해 왔다. 여기에 T-MMB와 STiMi가 뛰어들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치열한 ‘눈치전’을 벌이고 있다. T-MMB는 T-DMB에서 파생된 기술 방식으로 중국 대학과 소프트웨어 업체가 공동으로 개발한 자체 표준이다.

중국은 T-MMB와 STiMi가 서로 다른 기술 방식의 공통 플랫폼을 확보했다고 주장하지만 기반 기술이 달라 호환은 사실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대역 폭을 놓고 지역별로 워낙 다양한 이슈가 존재해 사실상 단일 표준은 힘들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이동통신연합회는 상반기 안에 세부 표준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분위기 띄우기’에 나서면서 중국 표준을 둘러싼 각 진영의 물밑 경쟁은 수면 위로 부상한 상태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DMB는

 ‘손안의 TV’로 불리는 DMB는 ‘디지털 멀티미디어 브로드캐스팅(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의 줄임말이다. 영상·음성· 멀티미디어를 고정되어 있는 단말기뿐 아니라 차량 또는 이동 중인 수신기에도 전송할 수 있는 방송 서비스를 말한다. 이동통신과 방송을 결합한 새로운 방송 서비스로 다채널 멀티미디어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전송 방식과 네트워크 구성에 따라 지상파DMB와 위성DMB로 구분된다.

CD 수준의 음질과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휴대폰·PDA나 차량용 리시버를 통해 이동하면서도 방송을 볼 수 있어 차세대 방송 서비스로 불린다. 지상파DMB는 유럽 디지털 라디오방송(DAB) 표준인 ‘유레카-147’을 기본 규격으로 사용한다. 주파수는 174∼216㎒이고, 압축 방식은 MPEG4 기술이다.

위성DMB는 지상파DMB와 달리 위성체를 이용해 방송을 서비스한다. 수신율이 낮은 도심 지역은 ‘갭필러’라는 중계기를 이용해 방송을 수신한다. 주파수는 2.605㎓ 이상이고, 압축 방식은 지상파와 같다.

◆시장 규모는

 휴대 이동방송 시장은 매우 낙관적이다.

인포마 텔레콤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세계 휴대 이동방송 시장을 주도하면서 2011년이 되면 아태 지역 가입자의 9500만명, 세계에서 2억1000만명 이상이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CSFB는 모바일 시장이 2006년 1000만대에서 2009년 1억50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도 2010년에 1억2000만대 규모로 예측했다.

전체 이동통신 단말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6년 1%에서 2007년 5%, 2009년 15%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무르익는 휴대 이동방송 서비스에 따라 반도체 시장도 쑥쑥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1억5000만달러에서 2007년 4억8000만달러, 7억 2000만달러에 이어 2009년 1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2009년께는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에 달한다고 점치고 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