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ETRI 홈네트워크 협력 중단

미국의 인텔과 첨단 홈네트워크 기술을 공동 개발한 뒤 이를 국제표준으로 만들어 세계 시장을 주도하려던 정부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인텔 측이 연구거점인 ‘인텔코리아 R&D센터’를 철수하면서 공동연구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22일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인텔은 지난 2004년 12월부터 4년 동안 280억원을 공동 투자해 ‘무선 홈네트워크 기반 고선명(HD) 대화형 멀티미디어서비스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으나 인텔 측이 최근 인텔코리아 R&D센터 폐쇄를 이유로 올해(3차사업연도)부터 추가 연구비 투자는 물론이고 공동 연구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통보해왔다.

 이에 따라 ETRI와 인텔 간 맺어진 연구협약이 깨지면서 정부도 ETRI를 통해 지원키로 한 연구비(50억원) 지급을 중단하기로 해 그동안의 R&D 노력과 성과 자체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지금까지 140억원(정부 100억원, 인텔 40억원)의 R&D비가 투입된 이 사업은 앞으로도 2년간 같은 비율로 140억원의 추가투자가 더 필요하다.

 정통부는 그동안 1·2차연도 과제를 통해 △무선 기반 홈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위한 무선랜 고품질서비스(QoS) 지원 MAC(Media Access Control) △유무선 통합 브리지 △리눅스 기반 게임 플랫폼 등의 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선 기반 고품질 비디오스트리밍 기술 △정보가전 기기의 무선 홈네트워크 접속 및 사용환경 관리기술 △리눅스 게임 플랫폼용 멀티미디어 처리기술(‘다이렉트-X’급) 등 목표 완료까지는 시간(2년)과 자금(140억원)이 더 필요한 실정이다.

 서석진 정통부 기술정책팀장은 “그동안 공동 연구로 확보한 핵심기술을 포함한 성과를 잘 마무리해 산업적 기대효과를 거둬야 한다”며 “애초 연구목적(과제) 가운데 기술적으로 중요하고 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기술을 선별해 연구를 계속 할 수 있도록 정통부 일반 지원과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4년 한국에 인텔코리아 R&D센터를 설립했던 인텔은 2년 10개월여 만인 지난 2월 우리 정부의 강력한 잔류 요청에도 불구하고 본사 구조조정 차원에서 이를 전격 폐쇄한 바 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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