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남북한 과기·IT 교류 수준 높여야

 북핵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면서 남북한 간 과기·IT 분야 교류도 부쩍 활기를 띠고 있다. 남북한 간 대표적인 IT협력사업인 중국 단둥 소재 ‘하나프로그람센타’중심의 북한 IT인력양성사업이 어느 덧 본궤도에 진입했으며 올 9월에는 남북한 과기인들의 숙원사업인 평양과학기술대학이 드디어 문을 연다. 지난 2001년 처음으로 시작된 단둥 하나프로그람센타의 IT인력 양성과정이 벌써 6기 교육생을 맞았으며 이 과정을 수료한 IT전문가들이 다산네트워크 등 국내 업체에 채용돼 남북IT협력의 첨병 역할을 한다고 하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북한의 핵실험 등 결정적인 위기상황에도 불구하고 남북한 간 과기·IT협력 사업이 명맥을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심화 발전된 것은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려는 과기·IT 분야 전문가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과기·IT 분야에 대한 믿음이 밑바탕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불굴의 신념이 없었다면 남북한 과기·IT교류 협력은 싹도 트지 못했을 것이다.

 비록 자랑할 만한 성과는 아니지만 이런 정도라도 결과가 나와 준 것은 남북한 간에 이해관계가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85년 평양과 함흥에 컴퓨터 단과대학을 설립한 이후 조선콤퓨터쎈터(KCC)·평양정보쎈터(PIC)·626기술봉사소(구 은별 콤퓨터기술연구소) 등을 잇따라 설립, IT인재 양성에 특별히 공을 들였다.

 남한 역시 북한의 과기·IT 중시 정책을 진작에 파악, 남북한 과기·IT 협력의 외연을 계속 확대해 왔다. 포스텍과 PIC간 공동연구 및 인력양성사업, 김책공대와 미국 시러큐스대학 간 협력, 김책공대 전자도서관 구축 등이 남북한 과기·IT인들의 귀한 땀의 결실이다. 9월 개교를 앞두고 있는 평양과학기술대학은 남북한 간 과기·IT 분야 협력의 결정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양과기대는 북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제적인 수준의 커리큘럼과 교육을 제공, 북한의 차세대 리더 양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앞으로 북핵 문제가 완전 타결되면 남북한 간 과기·IT 교류는 그야말로 봇물 터진 듯이 분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본격적인 남북 화해협력 시대에 대비해 남북 과기·IT교류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IT분야는 남북한 간 정보격차의 해소와 통일비용의 절감을 위해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화해 협력의 정신이 요구되는 분야다. 우선 북한 IT인력을 남북한 간의 화해협력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북한은 김일성종합대학·김책공대·평양콤퓨터기술대학·리과대학 등을 중심으로 IT전문인력들이 대거 배출되고 있으며 9월 개교하는 평양과기대에서도 향후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전문 인력들이 쏟아질 것이다. 이들 전문인력 남북한 과기·IT 협력사업의 틀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할 것이다. 가능하다면 개성공단 등에 국내 IT기업들이 적극 진출해 북한의 우수한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북측 역시 남한 IT전문가들의 육로 왕래 허용, 북한 내 인터넷 사용의 확대 등 전향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손뼉도 마주 쳐야 소리가 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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