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과 탱자의 성장전략
심학봉 지음, 매일경제신문사 펴냄, 1만5000원.
귤화위지(橘化爲枳), 즉 ‘귤을 회수(淮水)를 건너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고사가 있다. 이 고사는 중국 춘추시대 말, 제나라의 유명한 제상 안영이 초나라로 사신을 가게 되었을 때, 초나라 영왕의 비꼬는 말을 되받아치며 한 말로 같은 식물이라도 기후와 풍토에 따라 다른 열매를 맺게 된다는 뜻이다.
이 고사는 한 국가의 경제 상황이 그 국가의 풍토, 즉 시스템이나 제도에 따라 번성하기도 하고 쇠퇴하기도 한다는 지금의 상황과도 절묘하게 일치한다.
현재 산업자원부 로봇팀장으로 근무 중인 저자는 OECD 사무국에 근무하면서 ‘성장과 생산성을 위한 미시 경제 정책’ 프로젝트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다. 이 프로젝트의 보고서는 한국의 경제 성장에 영향을 주는 혁신, 인적 자원, 정보통신 산업, 기업가 정신을 성장요인으로 설정하고 그에 대한 경제분석과 함께 각 국가들의 수준과 비교 분석해 개별 성장요인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했다. 그런데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자본 등 투입 부문에서는 선진국 수준이지만 투입의 결과인 성과나 효율성에서는 거의 하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다. 이 같은 현실을 보고 저자는 본격적으로 우리 경제의 호흡을 가로막는 장애가 어디에서부터 발생하고 있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저자는 OECD 경험과 여러 참조 문헌 등에 기초해 OECD의 분석 결과를 독자들에게 알리는 동시에 미시 경제 측면에서 이러한 현상을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상의 문제점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 15년 동안 중앙부처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늘 고민해 오던 정책적 대안을 이 책에 담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혁신, 인적 자원, 정보통신 산업, 기업가 정신의 4가지 성장요인을 동시에 분석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우리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고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적어도 저자는 국가 R&D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현행 국가 R&D 시스템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그 해결책이 무엇인지 고민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도 있다.
또한,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왜 영어교육이 필요한지, 우리가 진정한 정보통신 강국인가를 살펴보고 우리의 정보통신 산업이 갖고 있는 근원적인 문제점과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김현민기자@전자신문, mi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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